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3년반을 지났다. 이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거의 모두 놀란다. 그간의 3년 반 동안 사는 과정이 그런대로 순탄했던 소수의 누군가는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렸냐는 단순한 이유에서 놀라고, 속사정이 복잡한 많은 이들은 아직도 그를 견뎌야 할 날들이 그렇게 많냐고 한숨짓는다.

분명히 그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은 눈물겨웠다. 하지만 그와 함께 했던 기간은 눈물이 났다. 그는 세간에 떠도는 농담처럼 코드를 잘못꼽아 국민의 밥솥을 고장냈으면서도 오히려 아직도 반성하지 않는 눈치다.

그런 그의 한결같고 고집있는 모습은 어떤 자연인으로 볼때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으나 한 국가의 밥솥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일때 국민들의 마음은 왠지 불안해진다. 밥솥을 태워놓고 여전히 자신은 옳았다며 당당히 우길때 배고픈 국민들은 화가나고 슬프다.

현재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모든 잘못을 핑계대는 그는 이미 그의 임기가 중반을 넘기면서 충분한 레임덕 현상을 겪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본인인 노 대통령도 불편하겠지만 그가 아직 임기를 많이 남긴 상태에서 국민들 역시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노 대통령이 참고할말한 기록이 있다. 1986년 이란-콘트라 스캔들이 터졌을 때 미국 국민들은 레이건 당시 대통령을 향해 레임덕(권력누수)도 아닌 ‘죽은 덕(dead duck)’ 대통령이 될 거라고 했다.그런데 그는 몇년 뒤 위기를 멋지게 극복하고 정권을 재창출한 뒤 68%의 박수를 받으며 퇴임했다. 비결은 대(對)국민 사과와 물갈이 인사, 국정 운영 방식 쇄신이었다.

역사적으로 다 죽어가는 오리가 살아난 방법은 아직 이 방법밖에 없다.


디지탈 뉴스 :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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