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은 그 여세를 몰아 내달 예정된 보궐선거를 석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욱일승천하는 분위기에서 한나라당 측은 공천후보자만 평균 8:1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당의 시계가 잘못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심재철의원은 18일 출입기자들에게 발송한 `한나라당의 시계는 거꾸로 가나'라는 글을 통해 “5·31지방선거 결과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나오자 이제는 거리낄 것이 없다는 것인지 당의 발전은 물론 나라의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움직임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 의원은 “거액의 불법 선거자금과 돈세탁으로 인해 `부패'의 오명에 따른 정계은퇴 선언도 이제는 명예회복이라는 미명아래 정계복귀 선언으로 바뀌고 말았다”며 “아울러 전과, 낙하산, 시대정신 등 여러 측면에서 분수를 모른 채 누가 뭐라든 공천만 따면 그만이라는 식의 몰염치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당의 간판 얼굴이 5·6공의 이미지여서 내년 대선 승리가 매우 힘들어진다는 상식을 외면하려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도 지역감정과 함께 뒤섞여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의 이번 발언은 현재 당내에서 통용되는 `공천=당선'이라는 무책임한 인식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심 의원의 지적처럼 지금 한나라당의 홈페이지에는 이번 보궐선거에 공천 후보에 등록한 후보들의 면면에 네티즌들의 따가운 평을 던지고 있다. 특히 네티즌들은 긍정적이지 못한 일들로 국회의원 직을 사퇴해야 했던 이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의 뜻을 품고 있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분개한다.
과거 ‘부적절한 일’ 때문에 한동안 정계를 떠나야 했던 이들이 선거 압승 이후 슬그머니 얼굴을 내밀어 한나라당이 과거로 퇴행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은 당에 그들의 역할론에 맞서고 있다. 이런 의견들 중에서 한나라당이 어떤 시대를 선택할 지는 그들의 몫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분명 2006년에 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디지탈뉴스 :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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