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 사퇴에도 정신 못차려


권력이란 무엇인가. 국민들에게 굽실거리며 한 표를 호소하고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입이 부르트도록 말하던 사람들 중에서 권력을 잡으면 예전의 겸손한 태도를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더러 있다. 권력의 힘을 믿고 '해서는 안 될 일들'에 기꺼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한두 번 속아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상임대표 신현수, 이하 인천연대)는 “열린 우리당의 한광원∙ 신학용∙ 이호웅∙ 안영근 의원들이 인천의 한 기업인과 함께 지난달 수해기간 동안 태국 파타야 등에서 골프를 쳤다”고 폭로했다. 인천연대는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골프를 즐겨 부도덕한 국회의원의 극치를 보여줬다”며 비난했다.




이호웅 의원은 골프파문에 대해 한 마디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가치가 없다”고 대꾸했다. 생각하는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생각해볼 가치가 많은 일이다. 국민에게 봉사하고 국가이익을 도모해야 할 의원들이 수해당한 국민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골프나 치러 다녔으니 이 얼마나 괘씸한 일인가. 생각할수록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일 잘하고 있는 국회의원들까지 도매 값으로 한꺼번에 욕보이는 일이다.



골프는 일찍이 권력과 위세, 부패, 정∙재계의 결탁의 상징이 되었다. 이해찬 총리가 부적절한 인사들과 골프를 치러갔다는 이유로 사퇴를 한지 몇 달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정계에선 여전히 골프를 치면서 비난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인다'는 겸손의 미덕을 찾아볼 수 없다.


김근태 당의장은 “이번 골프파동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여당 의원들을 윤리위에 제소해 진상조사를 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건전한 정신적 마인드를 갖추지 못한 의원들이 해외로 진출해 국민들의 희망을 저버리고 나라의 위신까지 손상시키고 있다. 해외로 관광을 떠나 나라 망신시키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20여 년 전 쯤 되었을 것 같다. 지인 중에 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분이 있었는데 이분의 취미는 외국 여행 다니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여행을 하다가 다른 나라로 가기위해 여권을 들고 줄을 서 있으면 한국 사람은 줄에서 나오라고 한단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기 때문에 검사를 철저하게 해야 된다면서.”




외국인들과도 같이 어울리다가 '한국인'이라고 하면 친절했던 태도가 갑자기 쌀쌀하게 바뀌어서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그 다음에는 “어느 나라 출신이냐”고 물으면 그냥 대답을 안 하고 얼버무리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외국인이 “일본인이냐”고 물어본다고 한다. 그래도 미적거리고 있으면 일본사람인줄 알고 무척 친절하게 대해준다고 한다. 더 한심한 일은 길에서 한국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이 오면 '무슨 손해'라도 당할까봐 무서워 가던 길도 뒤돌아 간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동안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경제대국으로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나라의 이미지에 오점을 남기는 한국인이 안 되기 위한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의원들, 기업인들, 부유층의 원정골프나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하면서 나라와 국민에 먹칠하는 행동은 즉각적으로 중지되어야 한다.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우리나라와 국민들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탈 뉴스 : 박정원 기자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