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으로 뽐내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한국 사회에 깊숙이 뿌리를 내린 명품신드롬은 소비지상주의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를 돌아봐도 우리나라처럼 명품, 비싼 물건에 빠져있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가진 것은 없어도 명품을 걸치고 다녀야하고, 밥은 못 먹어도 비싼 커피를 한 잔 마시며 폼을 잡아야 하고, 집은 없어도 비싸고 큰 자가용은 기본으로 갖고 있어야 어깨에 힘주고 다닌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중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그렇게 명품과, 비싼 제품들을 선호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심지어 한국여자하고 결혼하고 싶은 외국인 중에는 결혼해서 명품사줄 것을 생각하면 선뜻 결혼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2천만 원을 호가하는 빈센트 시계로 된서리를 맞게 된 명품 제품들. 그러나 대부분 연예인을 동원해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명품에 대한 열기가 쉽사리 식지 않는다. 연예인에게 무료로 제품을 제공하거나 성형수술 등을 해주면서 과장홍보를 하고 허영심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명품은 자연스럽게 우리사회의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명품하나라도 걸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속이야 어떻든 겉만 번지르르하면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돈으로 치장하면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자신을 대단한 사람처럼 드러내고 뽐내고 싶어서 경쟁적으로 명품을 사쟁이지만 그 사람의 말과 행동하는 모습을 잘 살펴보면 명품을 걸칠만한 귀품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오히려 돋보이려고 하는 마음은 사람들을 짜증스럽고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명품 등을 내세워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사람은 말과 행동이 바쁘다. 대체적으로 드세고 과장적이다. 그러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언행에는 기품이 있고, 얼굴엔 언제나 온화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우리는 타인에게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는지 틈나는 대로 생각해봐야 한다. 자신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분명 명품과 비싼 물건에 대해 집착하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을 돈으로 포장하여 잘 보이려고 하지 말고, 더 나은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쇼핑하는 시간에 대신 책을 읽던지, 자신의 취미생활을 살리던지 뭔가 발전적인 일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박정원 기자>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