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동원 추석택배…性상품화 조장 비난 빗발

국내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업계 1위의 매출을 자랑하는 롯데백화점 본사 여직원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다름 아닌 '추석 선물 택배 배송' 때문인데, 롯데백화점이 명절 때마다 본사 직원들을 동원해 택배 업무에 투입한 것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언뜻 보면 별일 아닌 듯 하지만, 사측의 '기본사고'가 괘씸하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이다.

◇ 명절맞이 직원 동원

추석을 맞아 롯데백화점은 본사 직원들을 택배 업무에 투입시켰다. 하루만 투입되는 사람부터 최장 6일 동안 투입되는 사람까지 다양한데, 문제는 6일 동안 배송업무를 맡게 된 본사직원들의 대다수가 여직원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배송업무에 투입된 한 여직원은 “회사에서 여자들이 배달해야 이미지가 좋다고 배송업무에 여직원을 위주로 차출했다”며 “똑같이 입사했는데 여자는 배달에 차출되고, 남자는 본업에 충실한다. 사측의 이런 사고방식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현재 사내에서는 사측이 명절 대목을 맞아 본사 여직원들을 백화점의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려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롯데와 같은 대기업에서 여성의 상품화를 교묘히 이용하려 한다”고 꼬집기도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내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롯데백화점측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백화점 홍보실 관계자는 “선물 배송을 여직원이 한 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 남자보다 여자가 배달하면 고객들도 기분이 좋지 않겠느냐”며 “게다가 배송에 투입된 여직원들은 모두 자원한 사람들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작 직원들은 “누가 자원을 했느냐”고 분노했다. 배송업무에 나선 한 여직원은 “회의 시간에 얘기가 있긴 했지만, 우리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일방적으로 차출당했다”며 “직원도 고객이라는 점을 잊어버린 사측의 이러한 행태에 넌더리가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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