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로, 각 개인이 완전한 사람으로서 생존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 생존권. 이러한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부의 도시미관 정책이 정작 서민들에겐 '사형정책'이 되고 있다.

정부가 '도시미관 해치는 불법 노점상 근절'을 명목으로 대대적인 노점상철거를 시행해 노점 상인들이 생존권에 치명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10여 년간 아내와 함께 붕어빵장사를 하던 한 노점 상인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남은 아내와 자녀는 살길이 막막한 상황에 놓여있다.

노점상인 이 씨는 자살 전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당신에게 정말 미안하다. 세상 살기 힘들다...장사를 못하니 내가 막노동이라도 해야지”라는 내용의 글을 남긴 후 근처 공원에서 나무에 목을 매단 채 숨졌다.

'도시미관을 고려한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한 노점상 근절이 결국 한 가장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자 이 사건은 현재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수차례 언론에 공개됐다.

언론에 공개된 노점상철거 장면을 보면 폭력적인 철거반과 그를 저지하는 노점상인,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힘없는 노점상인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흡사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러한 장면들이 공개되자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렇게 강압적으로 철거해야 할 만큼 노점상이 도시미관을 망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친구와의 대화에서 가장 가보고 싶거나 한국 방문 전 추천받은 장소가 있냐는 물음에 친구는 “한국의 재래시장이 가장 가보고 싶다”며 “이미 한국을 방문한 친구들이 한국의 거리문화와 노점상등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 있는 높은 빌딩과 인공건축물 등은 외국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노점상 등 거리문화를 보면 진정한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어 한국을 방문한 친구들이 강력히 추천했다”며 “꼭 가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노점상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눈에 '한국의 평범한 서민들이 살아가는 본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한국의 문화'로 비쳐지고 있었다.

지금도 어디선가 노점상인들은 삶이 터전이 철거되는 것을 반대하며 “이거 아니면 살아 갈수 없다! 살고 싶다”를 외치며 생존권 보장을 위해 싸우고 있을 것이다.

생존권을 무시하고 만들어진 거리가 비록 깨끗하고 아름답다 하더라도 그 거리는 노점상인들의 눈물, 생존권과 맞바꾼 것에 불과하다. 그런 거리는 걷고 싶지 않은 길이 될 것이다.

이민재 기자 sto@todaykorea.co.kr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