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반 항공사 국제선 도입 준비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경쟁력
-'국제선 취항 자격 요건' 발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저가항공사가 계속해서 설립되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를 기준으로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 운항을 준비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고속도로와 KTX의 개통으로 지역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그에 대한 타계책의 하나로 저가항공사가 발족됐다.

현재 제주항공, 한성항공, 영남에어, 중부항공, 퍼블젯 항공, 이스타 항공 등의 저가항공사들이 있으며 현재 인천타이거항공도 건립 중에 있다.

모든 저가항공사의 최종목표는 국제선 출항에 있어 차근차근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전부터 지적돼 온 저가항공사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국내 저가항공사들은 운항초기에 운항경험, 정비인력 및 대체항공기 등의 부족으로 잦은 결항과 지연이 발생한 바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2006년 항공기 고장으로 인한 결항률이 약 11%를 기록해 기존 항공사 결항률인 대한항공 약 3%, 아시아나항공 약 4%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 저가항공사의 사고나 결항의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김해공항에서 활주로 이탈 사고를 냈고, 김포공항에서 착륙 도중 뒷바퀴 하나가 빠져 활주로에 멈춰선 일이 발생했다.

한성항공도 2005년 활주로 도착 후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겨 항공기 자체 방어시스템으로 왼쪽 타이어 2개의 바람이 빠져버린 일을 겪었고, 2006년에는 제주공항에 착륙하던 중 앞바퀴가 부러져 승무원들이 다치는 일도 발생했다.

저가항공사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가격에 있다. 낮은 가격이라는 큰 장점을 지닌 저가항공사들의 경우 항공권의 가격은 평균 5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더불어 외국의 저가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항공기종의 단순화, 기내서비스 최소화, 전자상거래를 통한 판매 등의 영업방식을 이용해 저가의 항공권 구입이 가능하도록 마련돼 있다.

한성항공의 경우 항공권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할 수 있게 했으며 기종도 단일화 했다.

그러나 대체 운송수단이 미약한 제주노선에 편중돼 있다는 점, 국내 항공여객을 이용하는 숫자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뤄 실질적인 저가의 구조가 확립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앞서 얘기한 저가항공사들의 사고로 인해 신뢰성을 잃었고 저렴한 가격마저 메리트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어 더욱 신뢰성 확보가 시급하다.

외국 저가항공사의 성공요인

성공한 저가항공사들은 그들만의 전략으로 신뢰성을 확보하고 성공으로 이끌었다. 사우스웨스트의 전략을 보면 항공기종의 단일화, 운항비용의 단축, 허브앤 스포크 방식의 운영, 정비 비용의 단순화, 비행기 회전율 극대화, 기내식 폐지, 유기연동제에 따른 비축유류의 확보 등에 있다. 이는 대부분의 저가항공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항공기종의 단일화와 비행기 회전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기단을 통일해 비용 및 조종사 훈련비, 나아가 불필요한 유휴인력을 줄일 수 있으며 아울러 기종이 다양한 데 따른 항공정비 장비와 예비부품을 줄여 매년 전체 매출의 15~25%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회전률의 경우 기존의 항공사들보다 약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기존 항공이 평균 1시간~1시간 30분 대기하고 있는 데 반해 저가항공은 20분을 절대 넘기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외국 저가항공사들의 요금체계의 경우는 시간대별, 날짜별로 항공운임이 다르다. 가장 중요시할 점은 예약시기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좌석 예매시 남아있는 잔여좌석의 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승무원의 경우 저가항공사는 세명 정도를 두고 있다. 이들은 안전교육과 상품판매, 보딩, 테켓검사까지 모두 전담하고 있다. 일부 항공사는 부스가 폐쇄되기 때문에 늦게가면 비행기에 승차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기내식의 경우도 자비로 내고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기내식 서비스가 있는 곳도 있다.

이러한 각각의 전략들로 저가항공사가 탄생했고 성공할 수 있게 됐다.

국제선 취항 둘러싼 논란

국내의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 취항을 준비하면서 안전성 확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는 가운데 국토해양부가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취항 자격 요건'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지침을 통해 '취항 2년 후, 2만편 이상 운항, 무사망사고'의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충족시켰을 경우 국제선 부정기항공운송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이에 대해 총리실 산하의 규제개혁위원회는 그 기준에 대해 거부하면서 규제완화 시안으로 지적했다.

따라서 국토해양부는 '1년 후, 1만회'로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예 지침 자체를 폐기하는 것도 검토에 들어갔다.

자격조건 폐지를 반대하는 측은 국내 저가항공사의 경우 규모가 작고 시설투자도 많지 않아 국내에서 먼저 운항하면서 경력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자격조건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내국인은 안전에 문제가 생겨도 괜찮고, 외국인은 보호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규제개혁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어떤 결론이 나건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의 항공사들은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에 대해 따로 자격요건을 두지 않고 있다. 정부로부터 면허를 받은 뒤 운항증명(AOC)만 발급되면 국내외를 취항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선 운항은 국내선보다 위험요소가 더 많고 국제선 사고는 국가 신인도 및 다른 항공사의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주의를 요한다고 볼 수 있다.

국제선 항공사고 발생 시 국가항공안전등급이 하락하고 보험료가 인상되는 불이익까지 겪게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들이 팽배한 가운데 저가항공사들 중 최초로 제주항공에서 국제선 취항을 시작했다. 지난 7월 11일 일본 히로시마편을 시작으로 국제선 취항에 돌입한 것이다.

현재는 확립전이기 때문에 일본만 운행 중이고, 정기선이 아닌 전세기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개인이 왕복 항공권을 구입할 수는 없고 현재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 중 유일하게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다”며 “가격 경쟁력을 위해 기존 운임료의 70~80% 선에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저가항공사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인데, 그로 인해 제주도 운항의 경우 기내식은 음료 정도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가깝긴 하지만 그래도 국내보다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간단한 샌드위치나 삼각김밥, 쿠키 등을 기내식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을 준비하면서 여행사들도 반색하고 있다. 여행사를 운영중인 천모씨는 “안전성 확보만 이뤄진다면 저가항공사와 계약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국의 항공들은 저가항공사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다”며 “우리나라도 그것이 빨리 구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문제와 논란에 휩싸인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취항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항공사, 정부 모두의 노력과 개선방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국내의 저가항공사들의 외국 여러 저가항공사의 성공사례들 처럼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투데이코리아 최유미 기자 cym@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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