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미국산 스테이크, 부시는 한우 갈비 먹으며 서로 배려

MB와 부시, 안심 스테이크 먹고 안심 찾나?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이 6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청와대에서 한우 갈비구이 와 미국산 안심 스테이크로 점심 식사를 한다. 점심은 12시부터 1시까지 진행 된다. 정상 회담이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고기 맛이 달라질 것이다.

이날 점심이 관심을 끄는 것은 한우와 미국산 쇠고기가 나란히 등장하기 때문.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 갔을 때 자국의 쇠고기를 먹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방문의 경우는 한차례 쇠고기 파동을 겪고 난 후라 관심이 끌리지 않을 수 없다.

두 대통령이 어떤 고기에 손이 먼저 갔는지는 1시 이후 청와대 브리핑이 있어야 알 수 있지만 기자의 생각으로는 이 대통령이 미국산 안심 스테이크를 먹고, 부시 대통령은 한우 갈비구이를 먹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높여 주는 것이 외교 관례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김치가 나오면 기분 좋은 것처럼 부시 대통령도 미국산 쇠고기를 보면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표현은 그토록 시끄러웠던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이제 끝나가고 있음을 두 정상이 확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청와대 오찬장에 등장한 미국산 안심 스테이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또 한우 고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을 했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안심 스테이크를 찍어 먹으면서 무슨 말을 했을까? 흥미 있는 질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번 미국 방문기간 중 쇠고기 문제를 어설프게 타결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광화문에 수만의 촛불시위대가 몰리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시위대를 바라보며 많은 것을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고통을 치렀다.

하지만 이제는 고통의 터널이 끝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가 이미 시중에 팔리고 있고, 오늘 부터는 LA갈비가 본격 유통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반대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인식도 좋은 게 사실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겠다고 하는 사람도 많고, 실제로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가 아닌가?

부시 대통령은 안심 스테이크를 먹으며 광화문을 뒤덮었던 촛불을 기억하겠지만 일단은 마음을 놓았을 것이다. 고기의 이름처럼 '안심'했을 것이다. “아 이젠 됐다. 한국에 대한 쇠고기 수출에 큰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청와대 오찬은 이 대통령이나 부시 대통령 모두에게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안심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고 봐야 한다. 속으로 마음이 흐뭇했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쇠고기를 팔 수 있어서 좋고, 이 대통령은 쇠고기 파동이 잠잠해져 좋을 것이다.

이제 미국산 쇠고기는 선택의 문제다. 광우병 촛불연대나 일부 정치인,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의심하고 있지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안 먹는 결정은 국민들에게 맞겨야 한다. 고기를 먹고 싶어도 한우는 너무 비싸서 못 먹고, 미국산 고기를 먹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우리 식탁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더 이상 촛불이 등장하고, 진보와 보수가 서울 한 가운데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은 사라져야 한다. 지금 우리가 따져야 할 것은 먹고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품질 좋은 고기를 국민들이 싸게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느냐 하는 것이다.

정우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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