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수없이 반복되는 '입시지옥', '과열 경쟁', '사교육비 증가' 등의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수능'이라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지난 12년의 학업을 평가하는 일생일대의 순간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한편 지난달 30일 서울시교육감에 공정택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다.
공 당선자는 그동안 '자율 경쟁'을 강조해온 만큼 2010학년도부터 '학교 선택제'가 예정대로 실시될 것으로 보이며 일제고사 부활 논란에도 휩싸였던 학력진단평가가 계속 유지되고 교원 평가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이와 함께 특목고는 확대 설립되고 학교 안에선 영어전용교실이 설치되고, 방과 후 학교가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내년에 국제중학교 2곳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이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과열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강남지역 어학원 등에는 이미 '국제중 대비반'이 운영 중이다. 학원들의 입시설명회도 잇따르고 있다.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은 2006년에도 국제중학교 설립을 추진하다가 그만둔 바 있다. 이유는 당시 정부의 반대도 있었지만 '초등학생들을 입시지옥에 몰아넣는 행위'라는 곱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의 교육정책의 코드는 바로 '자율경쟁'이다. 다시 말하면 '무한경쟁', '서바이벌 게임'인 것이다.
경쟁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추진되고 있는 교육 정책의 방향대로라면 초등학생들도 이젠 야간자율학습이라도 해야 될 판이다.
특목고, 국제중 등의 설립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특화시켜 양성하는 것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그리고 학부모들이 상대적인 위화감은 상상 이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옆집 아이도 하는데”라는 생각에 학원이나 과외 등을 무리하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의 핵심은 자신의 적성이나 관심이 무엇인지도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또 인성적으로 덜 성숙한 어린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경쟁을 강요하고 공부하는 것을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기쁜 일로 생각하기 보다는 좀 더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교육의 주체는 '학생'이다.
학생들이 국제화, 세계화 시대에 소위 말하는 '경쟁력'을 진정으로 갖추는 길은 '명문대 입학'이라는 목적으로 설정된 왜곡된 교육방향을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으로 바꾸는 것이다.
교육의 주체를 학생으로 생각하는 것이 지나치게 '이상적', '안일한' 생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아마도 세계적으로 무한경쟁시대에 자우너도 없는 나라에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입시에 찌들어 있는 학생들이, 입시만 끝나면 공부는 끝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과연 소위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을지는 의문이다.

투데이코리아 강기보 기자 luckybo@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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