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계속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금메달 소식에 온 국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유가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촛불시위도 꺼져가고 있다.

김태혁 편집국장
이처럼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유독 '정연주 사태'만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가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방송공사 정연주 전 사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 자유언론실천 선언 으로 '동아일보'에서 해직됐고 이후 지난 1980년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당시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장에 취임해 오늘날의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두 아들이 군대를 가지 않아 병역특혜의혹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정 전 사장은 예전 한계례신문 논설위원시절 특권층의 병역비리를 수려한 문체로 날카롭게 비판했었다.

최근에는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검찰에 체포된 정 전 사장이 자신을 초호화 고가식당에 초청한 사실을 공개하며 원색적으로 맹비난했다.

전 의원은 “지금 정연주 전 사장은 자신이 무슨 대단한 민주투사나 방송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양처럼 행동하고 있다. 나는 그야말로 한국방송공사를 좌파정권의 제단에 희생양으로 바친 '부끄러운 어용사장'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방송출신의 의원들을 한국방송공사 사장으로서 초대한 자리였다. 놀란 것은 우리를 초대한 식당이 매우 초호화 고가식당이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 의원은 “신참 기자로 들어와 소박한 음식을 먹으며 14년 기자생활을 보냈던 나뿐만 아니라 프리랜서로 뛰었던 분까지 그 자리를 당연히 불편해 했다"며 “비싼 음식을 놓고 그가 술을 권하는데 정말 입이 써서 그리고 방송인으로서 가슴이 아파 음식도 술도 삼킬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또한 “더욱 놀라운 것은 정 전 사장이 한 '술이 마음에 안 드시나보죠'라는 말이었다.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한 간부사원이 서빙하던 분을 불러 거드름을 피우며 '더 비싼 술 좀 가져와'라고 말했다. 하도 기가 막혀 가슴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해 전 의원은 '이런 인물이 마치 순교자인양 파렴치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전 사장이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한 보도를 일삼아 중립성과 공정성을 심각히 훼손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거론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사람마다 약간의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정 전 사장이 한국방송공사를 방만 경영해서 5년간 1000억이 넘는 막대한 적자 늪에서 허우적대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노조도 문제를 삼아 '해임해야 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정 사장은 실정법 논란에 관계없이 공영방송의 위상과 체력을 날로 떨어뜨리는 묵비권의 소모적 대결은 이제 접는 게 옳다.

국민이, 시청자가, 한국방송공사 모두가 피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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