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10월 진주는 축제의 도시다. 10월 초에는 유등제가, 개천예술제가 열렸으며, 26일부터는 드라마축제가 열린다. 앞의 두 축제는 올해에도 성공적으로 마쳤고 드라마축제는 이제 시작이다.

3형제 중 막내인 드라마축제까지 성공하면 진주는 세계 최고의 축제도시가 될 것이다.

드라마축제 역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왜냐, 진주에서 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양호, 남강의 아름다운 자연과 진주대첩, 계사순의라는 위대하고 비극적인 역사가 함께 있는 도시에서 열리는데, 망치려고 애쓰지 않는 한 어떻게 실패하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진주를 찾았던 문화관광부 장관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20여명의 여야 의원들은 “이렇게 아름답고 눈물겨운 역사를 가진 진주에서라면 뭐든 다 될 것”이라며 부러워했다.

지난해 드라마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김태호 경남도지사) 출범식과 올해 행사를 비교하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앙드레 김 패션쇼 '한류를 입다', 월드스타 비 공연, 드라마 소극장, 한류문화포럼, 드라마 제작자와의 만남, 아시아 스타의 밤, 드라마 O.S.T 멀티미디어 불꽃쇼 등이 열린다. '차세대 한류스타 선발대회'는 상위 입상자가 바로 드라마에 캐스팅될 예정이다.

MBC가 주관방송사인데 본사가 지역축제 주관사가 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를 후원해온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마루한, 대교, GM 같은 대기업이 후원사가 돼 주었다. 이름 내건 지 1년 만에, 사실상으로는 첫 행사에서 이런 일들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서 관련자들은 깜짝 놀라고 있다고 한다. 서울에서도 힘들 텐데 어떻게 지역에서 그런 일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모든 것은 '드라마' 세 글자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드라마에 관한 한 한류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수준은 단연 세계 최고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따라서 영화제나 연극제, 음악제 등과는 달리 드라마축제는 한국에서 하는 것이 자동적으로 가장 권위가 있게 돼 있다.

드라마축제는 현재 경쟁 상대가 없다. 외국에 없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다른 도시에도 없다. 요즘 유행하는 용어로 블루오션이다. 지난해 출범식에 참석했던 일부 의원이 '선점 당했다'며 땅을 쳤던 것도 이 때문이다.

드라마축제가 성공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필자는 농담 삼아 '내 소박한 꿈은 진주를 외국 관광객 매년 1000만 명이 찾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관광객, 비즈니스맨을 합쳐 외국인 입국자가 600만 명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꿈같은 숫자다.

하지만 진주라고 안 되라는 법 있는가. 필자는 니스에서 그 꿈을 보았다. 칸 영화제가 열리는 칸 바로 옆에 있는 니스는 진주와 비슷한 규모인데 관광객이 1000만 명이라고 했다.

우리는 중국과 일본과 동남아라는 거대한 잠재시장을 갖고 있고 또 한류와 드라마를 갖고 있다. 아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한류스타와 드라마다. 게다가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21세기의 미래 전략산업은 문화와 관광이라지 않는가.

이를 잘 접목시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기에 MBC도 현대자동차도 흔쾌히 합류한 것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는 벌써 방송사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성공하면 내년에는 올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형 축제가 될 수도 있다.

드라마축제가 성공하면 진주의 모든 것이 명품이 된다. 실크넥타이가 그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제 값을 못 받는 억울함이 없어지고, 장생도라지 등 바이오 상품이 세계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 서부경남, 경남 나아가 동부전남까지 영향을 미치게 돼 국토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고 김태호 경남지사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남해안특별법을 통한 남해안시대 개막과도 직결된다.

이 거대한 꿈의 바탕에는 진주가 있다. 진주라는 위대하고도 아름다운 도시가 없다면 꿈은 한자락 백일몽이 되고 말 것이다. 한류스타와 드라마축제 때문에 처음 찾은 사람일지라도 일단 진주를 와서 보았다면 어찌 다시 찾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디든 있는 일이지만 드라마축제에도 회의적인 사람이 없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부산 국제영화제를 성공시킨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2일 인터뷰에서 “10년 전 시작할 때 아무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고 회의적이었다. 부산에 뭐가 있다고 영화제를 해, 하는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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