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아마추어리즘의 전성시대


“내 꿈은 '작은 부자'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좋아하지만, 적극적으로 돈을 사랑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나는 돈을 좋아한다. 그리고 돈의 위력을 사랑한다. 모험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자신감과 자부심만이 작은 부자를 만들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왕비의 부동산 재테크' 카페를 개설해 인기를 끌고 있는 주부 권선영(34·대구 달서구 상인동)씨가 자신의 재테크 경험담을 담은 책 '왕비 재테크'를 길벗출판을 통해 선보였다.

신간 '왕비재테크'는 지난 1995년 2천900만 원짜리 단독주택 전셋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 권씨가 10여 년간의 부동산 투자를 통해 10억 원의 돈을 벌게 된 내용과 과정을 수기 형식으로 적고 있으며 다음 카페에 연재한 글 등이 실려 있다. 재테크 이론가의 다소 딱딱한 글에 비하면 실전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실용성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겸비한 게 이 책의 최대 매력.

이와 관련, 권씨는 “대다수 서민들의 꿈인 내 집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해 경험담을 담아내게 됐다”며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아파트 마련 과정과 부동산을 통한 여유 돈 투자 방법 등을 수록했으니 부동산 지식이 부족한 분들에게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왕비'의 부동산 재테크 일지

저자 권씨는 1995년 23세의 나이에 결혼해 2천900만원짜리 단독주택(24평형) 전세로 신혼생활 시작했다. 부부의 월급이라야 사회초년생 맞벌이에 걸맞게 밥만 먹을 정도였다고. 97년까지 그녀는 간호사 일과 아르바이트를 겸해 7천만원을 모았다. 부부의 월급을 고스란히 주식형펀드에 가입해 마련한 돈이었다. 최소 집 한 채라도 갖기 전에는 아이를 안 낳을 작정을 하고 돈을 모았단다.

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3층짜리 다가구주택을 매입에 도전했다. 전세금 2천900만원과 모아둔 7천만원에 약간의 대출을 받고, 건물 전세보증금 1억원을 안고 2억3천만원짜리 건물을 산 것. 99년 4월 첫 아이를 출산하고, 10월 다가구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역시 전세를 안고 상가주택을 매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권씨는 2000∼2002년 3년 동안 부채상환에 매진했다. 전세 가구를 무조건 월세로 전환했다. 1천만원이든 2천만원이든 돈이 모이는 대로 전세를 뺐으며, 월세보증금은 최소화했다. 새로운 투자처가 없어 잠시 주춤하던 때였지만, 부채를 제일 많이 갚아나가던 황금 같은 시기였다고.

2003년 권씨는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26평형 아파트를 매입한 후 임대로 전환해 월세를 받았고, 그 해 가을 둘째 아이도 출산했다. 2004년 달서구 월배택지개발지구의 33평형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은데 이어 2005년 4월 달서구 대곡동의 33평형 아파트를 20대 1의 경쟁을 뚫고 3순위 청약을 통해 분양받았다. 같은 해 6월 전세를 깔고 24평형 재건축 아파트도 매입했다. 향후 10년 정도 적잖은 세금을 내고도 바라는 수익은 거뜬히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권씨는 올해에도 새로운 도전의 진행형에 놓여 있다. 경매에 첫발을 들여놓아 수성구 신매동의 4억2천만원짜리 상가를 낙찰 받은 것. 3월에는 동구 혁신도시 주변에 들어설 33평형 아파트를 분양도 받았다. 혁신도시라는 호재도 버리지 않고, 분양가격이 주변 땅값보다 낮아 별로 고민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했단다. 그녀의 행보가 다시금 주목되는 시점이다.

부자가 되기 위한 철칙 '왕비지론 삼계명'

권씨가 이같은 '작은 부자'가 된 배경에는 '왕비지론' 3가지가 버팀목이 됐다.

첫째, 엉덩이에 돈을 깔지 마라. 즉 돈을 잠재우지 말라는 것. 많은 이들이 빚을 내면서까지 좋은 아파트에 살려고 하는데, 권씨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다가구 주택에 살면서 남은 돈으로 투자를 시작하라고 말한다. “다른 재테크 수단도 없으면서 내 집 하나만으로 재테크를 꿈꾸는 건 어리석다. 젊은 나이에는 평수 큰 집을 욕심낼 필요가 없다. 재테크를 왕성하게 할 수 있는 나이에, 집은 그저 비 피할 수 있으면 족하다 여기고 열심히 투자를 해야 하지 않을까? 집 업그레이드는 나중에 자기 나이만큼 하면 되는 것이다”

둘째, 내 밥그릇부터 챙기자. 권씨는 오락가락 정부 규제에 휘둘리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자기만의 소신대로 재테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대구 서구지역에 집 두 채를 가진 사람이 서울 강남 부동산 잡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지레 겁을 먹고 헐값에 내놓는 경우를 봤다는 것.

셋째, 재테크도 심리전이니 인간 본성을 이겨라. 권씨는 고수와 초보의 차이는 매도와 매수 타이밍을 읽느냐의 여부라고 말한다. “나는 부동산 상승기인 버블일 때는 특별한 것만 투자하고, 부동산 하락기인 냉각기에는 돈 되는 것만 한다. 그리고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 나오면 언제든지 산다. 한창 버블이던 2003년 당시에도 나는 반대를 무릅쓰고 여러조건상 사야겠다고 판단, 아파트 한 채를 매입했다. 살 때 9천만원이었는데, 현재 매매가가 1억 5천만원이다. 그동안 보증금 1천만에 월 55만원 월세를 놓고 있었으니, 월세 받은 것과 아파트 가격 오른 걸 계산하면 적잖은 돈을 번거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권씨는 “이 책이 '왕비'로 거듭나 작은 부자의 꿈을 꾸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독백이아니라, 척박한 이 세상에서 자기를 딛고 일어서야 하는, 나처럼 자수성가를 향해 출발하는 누군가에게 보다 넓고 깊은 대화와 공감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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