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에게 상 수여할 것”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수상한 것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화인'은 17일 오후 3시 20분 이화여대 정문 ECC 지하캠퍼스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윤옥 여사의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수상을 비판하며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제정위원회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이화여대는 지난 5월 31일 개최된 이화여대 창립 122주년 기념식에서 김윤옥 여사에게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수여했다.

이에 대해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화인'은 지난 6월 5일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모은 2300만원으로 김윤옥 여사의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수상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 광고를 '한겨레 신문' 1면에 싣기도 했다.

2300만원 모금해 의견 광고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화인'은 이 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5월 31일 이화여자대학교 개교기념을 맞아 진행된 특별 채플시간에 학교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동문에게 '내조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해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수여했다”며 “이는 남편에 의해서만 정체성 구현이 가능한 가부장 체제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여성학의 메카로 상징되는 이화여대를 비롯해 여성해방과 남·녀 평등의 시대로 나아가는 사회전반에서 지양돼야 하는 가치관”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한 당시 이명박 정부의 반서민적 정책들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이 거세게 몰아치던 그 때에 자숙하고 있지는 못할 망정 '내조의 리더십'이라는 터무니 없는 명분으로 영부인에게 상을 수여한 이화여대 당국은 비상식적인 정부의 만행에 대한 비판적 양심을 포기하고 이명박 정부의 권력에 아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더욱이 모교를 찾은 김윤옥 동문을 경호하기 위해 왔다는 전투병력 수백 명은 경호만 한 것이 아니라 학내에 버젓이 스크럼을 짜고 길목을 막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고 이에 항의하는 여학생들을 발로차고 밀치는 등의 폭력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며 “당시 경찰의 만행으로 골반뼈에 금이 간 학생도 발생했고, 안경이 부러지고 옷에 짓밟힌 흔적이 역력한 학생들이 곳곳에 산재했다”고 밝혔다.

전투병력은 폭력행위도 자행

이들은 “뿐만 아니라 대강당에 들어가는 이화인의 소지품을 검사해 총학생회와 이화인이 자발적으로 배포한 유인물을 압수했는데 이는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강제로 빼앗고, 이화인을 범죄자 취급하며 인권을 유린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한 “학교는 치외법권이라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지 않는가?”라며 “학내에 전투병력 수백 명이 등장한 것 또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여학생들을 폭력적으로 과잉 진압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학기 개강 후 학교 당국은 여전히 당일 학내에 전투병력이 투입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는 커녕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화인들은 이러한 사건들이 그대로 묻히는 것을 원치 않으며, 철저하게 이화인들의 민주성과 자주성에 기초해 우리가 우리 손으로 직접 투표해 당선된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에게 상을 수여함으로써 김윤옥에게 수여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부정하고, 학내 민주주의를 확산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화인'은 조만간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제정위원회 정식 홈페이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진짜 자랑스러운 이화인상' 대상자는 올 해 안에 선정할 방침인데 선정 방식은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투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데이코리아 이광효 기자 leekhyo@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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