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850억 달러 지원, 국내 가입자 보호 문제 없다

미국 최대 보험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구제금융 결정으로 파산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이런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국내 AIG생명·손해보험 가입자들의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과 메릴린치 매각에 이어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까지 금융위기설이 전해졌다. 하지만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더 큰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17일 AIG에 대해 850억 달러 규모의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구제금융 제공으로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AIG의 지분 79,9%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AIG생명·손해보험, 가입자들 보호 이상무
국내 AIG생명·손해보험측은 자사의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고객의 불안을 최소화 시키려 하고 있다. “현재 이슈화되고 있는 AIG본사의 유동성 위기는 투자상품 사업소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로 AIG생명·손해보험이 포함되어 있는 보험사업부는 여전히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히며 “전체 AIG그룹이 영위하는 사업 중 현재 문제가 발생한 금융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미미하며 실제 AIG의 중심사업으로 전체자산 및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명보험, 손해보험의 영업 및 자산건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관련 법령에 의해 국내에서 체결된 보험계약에 대한 책임준비금에 상당하는 자산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며, AIG생명·손해보험의 고객들은 국내법에 의해 우선 보호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AIG생명·손해보험은 “최악의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5000만원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5000만원을 초과하는 계약에 대해서도 당사의 지급준비금내에서 100%보호가 가능하다”며 “또한 당사의 지급여력비율은 AIG생명이146.6%(2008년 1/4분기), AIG손해보험이 153.8%(2008년 1/4분기)로 각각 유동성 확보도 안정적으로 마련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AIG생명·손해보험은 마지막으로 “AIG손해보험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타사들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신용등급 및 건전한 지급여력을 바탕으로 높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고객의 자산에 대해서도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면서 고객님들에게 보다 양질의 서비스와 상품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850억 달러 규제금융 지원 후에도 공지를 통해 “AIG본사는 본사차원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면서도 결코 계열사의 자본감식 혹은 아시아권 계열사의 매각을 통한 재원 마련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성급한 해약 불필요
AIG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구제금융으로 일단 급한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국내 AIG생명·손해보험 가입자들의 불안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16일에 해약건수는 평소 200건보다 3배나 많은 600건이고 계속해서 고객의 해약 문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AIG는 일단 유동성 위기는 벗어난 것으로 보이며 국내 보험계약자들이 불필요한 해약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G생명·손해보험 회사들의 자산이 부채를 훨씬 초과하고 잉여금이 5천억 원 정도 있기 때문에 그 자산으로 충분히 다 보상이 가능하고, 설사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이 됐다하더라도 계약들 전체가 모두 우량 보험회사로 넘어가기 때문에 미리 해약을 할 필요가 없다”라고 그 이유를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과 메릴린치 매각 등 미 금융시장 위기와 관련해 16일 긴급 경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으로 구성된 실무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종합적 금융시장 대책을 내놨다. 또한 미 금융시장의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하며 시장이 불안한 상황인 만큼 금융시장 전반에 대해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AIG와 관련해서 “미국 AIG영업에 문제가 생겨도 국내 영업 중인 AIG의 지급 여력은 100%를 크게 상회하는 등 현재 국내에 보험금지급에 필요한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보험계약자 보호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내 AIG 관계자는 “AIG생명·손해보험 회사들이 성명발표 광고를 통해 보험가입자들에게 AIG본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피해가 없다고 알릴 계획이며 또 일선에서 고객과 마주하는 컨설턴트들에게 공문을 보내 직접 고객에게 자세한 내용을 알리고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적극적인 회사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고객들의 불안이 얼마나 해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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