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위조 가짜담배' 판매자금이 대량살상무기(WMD)개발의 주요 자금원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전체 수출액의 약40%를 국제범죄로 벌고 있으며,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마약 밀매, 위조달러 등으로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필립모리스, 마일드세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담배를 불법 유통시켜 7억 2천만 달러에 상당하는 연 20억 갑(410억 개피)을 생산,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수입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공표한 '의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마약밀매·위조담배 및 다른 범죄 산업을 통해서 핵미사일 개발비에 소요되는 비용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국내외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의 위조담배 공장은 10~12개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사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의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사가 자사의 상표를 도용한 가짜담배 원산지를 정보기관과 합동으로 수사한 결과 원산지가 북한 나진이었다고 밝혀낸 사실을 지난 1월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03~2005년 9월까지 약 3년간 미국 내 워싱턴, 오리건주,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 뉴욕, 버지니아 등 23개 지역 1,300여 곳에서 북한산 위조 가짜담배의 유통이 확인됐고, 10억 갑 중 상당수가 북한산이라고 보도됐다.

2005년에는 수십만 갑의 가짜담배가 대만과 필리핀 등에서 세관에 의해 압수되는 등 북한이 전 세계를 상대로 가짜 담배를 유통시키고 있다는 수사결과들도 공개됐다.

한국의 경우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가짜 담배 단속현황은 2005년과 2006년에 각각 3건과 7건 등 모두 10건을 적발하여 모두 불구속 처리하였는데, 수사결과 울산, 광주, 충남지역에서 라오스 산과 베트남 산 가짜 담배가 불법 유통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외국산 가짜담배와 더불어 북한산 가짜 담배도 제3국을 경유하여 다시 국내로 유입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2004년 말 담배 값 500원 인상조치로 인해 주요 담배밀수시장으로 급부상 중이며, 이를 반영하듯 2005년 담배 밀수규모는 2004년 금액대비 643%나 급증한 실정이다.

북한산 위조담배는 캄보디아, 대만, 몽골에서 선적하여 중국, 대만, 부산항을 통해 세계 각국에 밀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통과하는 외국선박을 검문한 결과 '마일드 세븐'과 '세븐 스타' 등 일제 두 종류를 비롯해 미국 '말보로'와 영국 담배 등 수십 종의 북한산 위조담배를 적발했다고 5월19일자 도쿄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해양경찰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당국은 제주해협을 통과한 북한 화물선 중 2005년 41척에 82회, 2006년 현재 9척에 180회에 대하여'무선통화' 라는 소극적 단계인 통신검색만을 실시했을 뿐, 단 한 번도 정밀 검문검색 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의원은 “미·일은 안보차원에서 조사 중이나 한국은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가 안보차원의 조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안의원은 이어 “그동안 가짜담배 주요 생산국이었던 중국이 자국의 단속강화로 위축되자 북한산 위조담배가 전 세계적으로 불법 유동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가짜담배 밀거래 유통이윤으로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비용은 물론, 체제유지를 위한 통치자금원으로 사용돼 국가안보 위협요인이 될 수 있어 관심과 경계가 요구 된다”고 말했다.

안의원은 또 “이미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위조담배가 세계를 무대로 확산되고 있고, 심지어 국내에서 인터넷은 물론 남대문과 부산 국제 시장 등 전국의 유명상가에서 유통되고 있다”면서 검찰의 수사 강화를 촉구했다.

권승문 기자 ksm@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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