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가입액 제한에 이자 푸대접… 이젠 국민은행 마저 외면

푼돈은 서럽다. 뭉칫돈에 밀려 설자리를 잃고 있다. 예금을 하려고 해도 이자마저 차별 당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금융회사로 변하더니 푼돈을 글자 그대로 '푼돈'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회사들은 저마다 '프라이빗 뱅킹'을 한다며 뭉칫돈의 예금을 우대하고, 끌어들이더니 이제는 푼돈을 아예 예금대상에서 제외하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부산은행은 최근 'BIG 찬스 꿀벌 정기예금 2호'라는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최저 가입금액을 1000만 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1000만 원의 '목돈'이 없는 사람은 예금을 할 생각도 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다. 이 금융상품은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 주식 가격에 연계하는 예금이라고 했다.

외환은행도 얼마 전 추석맞이 큰 기쁨 예금'을 판매하면서 최저 가입금액을 1000만 원 이상으로 했다. 이 예금은 최고 연 5%의 이자를 지급하는 예금이다.

지난 2ㆍ4분기 도시근로자가구의 월 평균수입은 331만 원에 불과하다. 평범한 월급쟁이들이 이들 예금에 가입하려면 석 달 치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 예금한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은행들은 이 평범한 월급쟁이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SC제일은행도 최근 주가지수 상승률에 따라 이자를 결정하는 금융상품을 판매하면서 가입금액을 500만 원 이상으로 제한했다. 이 금융상품은 최고 10.5%의 높은 이자를 줄 수 있는 상품이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도 '투스톡스 지수연동예금'과 '락더베스트 지수연동예금'을 판매하면서 가입금액을 역시 500만 원 이상으로 제한했다.

500만 원의 '목돈'이 없는 사람은 이 상품처럼 비교적 높은 이자를 주는 예금상품은 쳐다볼 수도 없게 되었다.

신한은행의 경우도 '골드 로드 정기예금'이라는 금융상품 5천억 원을 판매하면서 최저 가입금액을 300만 원으로 했다.

국민은행은 '서민금융 전담 금융기관'이었다. 그러나 대형화되면서 '금융회사'가 되고 말았다. 국민은행은 대형화될 당시 '서민금융'을 계속 취급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KB 리더스 정기예금'이라는 금융상품의 최저 가입단위를 100만 원으로 제한했다. 이 금융상품은 주가지수 변동에 따라 1년제 예금은 최고 36%, 6개월제 예금은 11%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고수익성' 금융상품이었다. '서민금융'을 전담하던 국민은행마저 '서민'을 외면하고 있는 셈이 되었다.

그래서 푼돈은 갈수록 서러워지고 있다. 푼돈을 한푼 두푼 모아 목돈을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예금을 하려고 해도 뭉칫돈에 비해 이자조차 박하게 받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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