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봉 원장의 비만클리닉

도대체 내가 뭘 먹고 있는 거야?

고혈압, 당뇨, 비만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과거에는 주로 성인병이라고 불렸던 질병들로 성인이 되면 흔하게 걸리는 병이라는 뜻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생활습관병'이라고 불리고 있다. 한마디로 성인이 되어 자연스럽게 걸리는 병이 아니라, 생활의 습관이 잘못되어 생기는 질병이라는 뜻.
따라서 습관이 교정되지 않으면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습관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래도 자기 자신의 행동을 계속 관찰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그래서 일기를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감량에서도 마찬가지. 대부분의 비만 클리닉에서는 '식사일기'라는 것을 환자분께 드린다. 하루 먹은 식사량을 기록하고, 운동량을 기록하면서 감량을 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상당히 귀찮아하고,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가계부를 쓰는 주부와 전혀 쓰지 않는 주부들이 있을 때, 가계부를 쓰는 분들이 좀더 알뜰한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식사일기란 자기 몸에 대한 가계부를 쓰는 것이다. 그만큼 자기 몸을 좀 더 알뜰하게 관리하게 될 것이다.

경험적으로, 식사일기를 꾸준히 잘 쓰는 사람들이 체중감량을 잘 해나가는 것은 물론, 감량한 체중의 유지도 훨씬 쉽게 한다.

식사일기를 먹을 때마다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친구들과 식사하면서 나 혼자 식사량을 기록한다는 것은 좀 창피스럽기도 하고,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5분만 생각해 보자. 화장 지우면서,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내가 뭐 먹었지?" 하고 생각나는 대로 쓴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자판기 커피 한잔까지 기억난다. 기억 안 나는 거야 어쩌겠는가? 빼먹어도 상관없다. 그러다 보면, 자기가 언제 많이 먹는지, 어떤 음식 때문에 체중 조절이 안 되는지, 매일 한다고 생각했던 운동량이 생각보다 적다든지, 어떤 경우 변비가 생기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하루 5분의 투자로 자기 자신을 더욱 잘 알 수 있게 될 수 있는데 단지 귀찮음 때문에 손 놓게 된다는 것은 너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닐까 싶다. 하루 5분만 자기 자신에게 투자해보자.

윤장봉 /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트리니티클리닉 공동원장
(02-501-4539 / www.trinityclini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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