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도피 장기화, 체포에 대한 불안감 고조 평소보다 더마셔

현재 조계사에서 촛불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조계사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 등 수배자 7명이 어제(22일 밤) 조계사 경내에서 술판을 벌인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3일 조계사 주변 상인 및 주민들에 따르면 100여일 넘게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조계사 수배자들은 22일 밤 조계사 경내에서 술자리를 갖고 지나친 음주로 조계사 신자들은 물론 주변 상인 및 주민들의 원성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이날 음주 행태를 본 상인 및 주민들은 '현 정부의 잘 못된 점을 규탄하고 타도하기 위한 명분으로 농성을 하는 사람들이 사찰 안에서 술판을 벌이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 수배자들이 술자리를 갖게 된 데에는 지난 18일 '이명박 탄핵투쟁연대(안티 이명박 카페)' 부대표 백은종 씨가 붙잡힌 데 이어 21일 구속되면서 심리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배를 피해 7월 6일부터 서울 조계사에서 다른 수배자들과 함께 천막농성을 하던 백 씨는 지난 18일 '민생-민주주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조계사를 나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올해 5, 6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야간 미신고 집회를 개최하고 가두행진을 벌이는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백 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이들은 시민단체, 진보정당, 네티즌들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계승해 만든 '민생민주국민회의'가 오는 25일 청계광장에서 여는 '민주주의 페스티벌'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조계사 출입시 잠복 경찰에 의한 체포에 대한 불안감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조계사 수배자들의 도피가 장기화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감이 들 수 없는 상황과 함께 조계사 측에서도 이들의 도피가 길어지면 길수록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촛불 수배자들이 조계사 경내에서 술판을 벌인 것은 지난 100여일 간의 농성 생활을 무색케 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피신 생활의 명분이 상당 부분 힘을 잃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투데이코리아 강기보 기자 luckybo@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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