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
이번 국정감사 기간 동안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는 단연 주목받는 상임위였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콘텐츠, 관광, 스포츠 산업을 포함하고 있으며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문화예술, IPTV를 포함한 방송통신 융합 관련 정책 등 많은 중요한 이슈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가홍보, 언론, 방송, 광고 정책을 다루기 때문에 정치적 격돌이 예상되기도 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여야가 그토록 다짐했던 정책국감은 사라지고 문방위는 잦은 의사진행발언과 신상발언, 위원장에 대한 공격성 발언, 장차관과 기관장에 대한 정치적 공세, 정회로 점철되고 말았다.

이제 어떤 정권도 미디어를 장악할 능력도, 의지도 가질 수 없을 만큼 한국의 시민의식이 성숙하였다. 그럼에도 문방위에서는 미디어 문제를 놓고 시종 정치적인 공방이 이어져 생산적인 회의가 거의 불가능했다. 사이버 모욕죄 논의 역시 실질적인 토론 대신 정치적 이해관계나 의도가 담긴 발언들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제는 미래지향적인 국정감사를 해야 한다. 국회는 행정부가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을 집행함에 있어서 안일함을 질타하고, 자꾸 과거를 답습하는 행태를 고쳐줘야 한다. 문방위에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방통융합 시대는 이미 왔는데 방통위와 문화부는 정책적 융합이 안 되고 있다. 문화산업 펀드에 투자해 놓았으니 성과는 나 몰라라 하는 행태도 뜯어고쳐야 한다. 체육행정의 타성을 깨워 스포츠외교의 후진성도 벗어나게 해야 한다.

문방위 위원 28명이 모든 분야를 5분에서 7분간 질의하게 하는 시스템도 문제가 많다. 정책적 이슈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중복 질의를 피하기 어렵다.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체육, 미디어 등 분과로 나누어 집중적이고 심도 있는 질의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행정부가 긴장하고 제대로 일을 한다.

현재의 국감 시스템이라면 행정부는 그 시간만 모면하면 된다는 태도를 계속 가지게 될 것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미래는 없다. 국회와 정부가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과거로 회귀하는 동안 경쟁 국가들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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