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남홍길 교수, Science·Cell·Nature지 모두 게재 달성

포스텍 남홍길(南洪吉ㆍ50세) 교수가 영국과의 국제공동연구로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고등 종자식물 진화의 핵심 열쇠인 '중복수정을 위한 쌍둥이 정자 형성에 관한 결정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레스터(Leicester) 대학의 트웰(Twell) 교수팀과 경북대 오성앵박사가 참여한 공동연구로 포스텍의 김효정 박사가 제 1저자이다. 동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국가핵심연구센터(NCRC)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Nature)지 10월 23일자에 게재된다.

이로써 남홍길 교수는 세계 3대 대표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Nature), 셀(Cell)지에 국내에서 연구한 성과를 주저자로서 모두 발표한 과학자로 소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고등 종자식물 진화의 핵심 열쇠로 일컬어지는 '중복수정'은 속씨식물의 독특한 유성생식과정으로, 중복수정의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왔으나 그 메커니즘은 규명된 바가 없었다.

중복수정은 종자식물 중 속씨식물이 택하는 매우 독특한 유성생식과정이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경우, 정자는 생식세포의 감수분열로 만들어지며 각 정자는 단독으로 수정에 참여해 자손을 만든다.

속씨식물은 감수분열로 만들어진 정자를 복제하여 쌍둥이 정자를 만들고 중복 수정을 하여 다음 세대 식물이 되는 배와 이 배에 영양을 공급하는 배젖을 만든다.

이 배젖이야말로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이 생존하게 한 영양분을 제공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이것이 속씨식물의 진화적 성공의 열쇠 중 하나인 중복 수정이다.

남 교수팀은 종자식물의 생식 세포 속 단백질 분해 복합체인 SCFFBL17가 쌍둥이 정자를 만드는 세포분열 활성화의 생체스위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애기장대의 돌연변이 연구 중, 웅성 불임, 즉 정자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돌연변이를 찾았다.

이 웅성 불임 변이체는 FBL17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는 변이식물로, 이 식물을 활용해 FBL17 단백질이 생식세포에서만 발현하면서 쌍둥이 정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생식 세포 분열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FBL17 단백질은 세포 분열을 유도하는 CDKA 단백질의 활성을 저해하는 KRP 단백질들을 생식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분해함으로써 한 번의 추가적 생식세포 분열만이 가능하여 쌍둥이 정자를 만들게 한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속씨 식물의 성공적 진화의 핵심이자 지금까지 식물학계에서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던 중복 수정의 생체 기작인 '생식세포와 영양 세포의 차별적 분열을 통한 쌍둥이 정자 형성'에 대한 분자 수준의 이해를 통해 식물의 진화 과정에 대한 과학 지식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향후 관련연구에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 성과는 식량의 주요 공급원인 속씨식물 종자의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를 제공함으로써 종자식물의 생산량, 생산 방법 개선을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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