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국 설문조사..은퇴후 걱정 수치 세계평균의 2배

우리나라 국민들이 세계에서 노후 걱정을 가장 많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노후 생활에 대한 준비는 부족한 국가로 꼽혔다.

HSBC은행이 미국, 영국, 일본, 브라질 등 전 세계 21개국 2만2329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설문 조사한 '은퇴의 미래 2 (Future of Retirement)'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48%의 한국인이 은퇴를 '외로움, 두려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글로벌 평균 24%의 두 배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퇴후의 삶에 대해 걱정을 가장 많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한국인 가운데 '노후자금 계산을 해보지 않았다'는 응답은 66%로 세계 평균인 54%를 12%포인트나 상회했다. 노후생활을 위한 정보를 찾아본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84%로 세계 평균 (67%)보다 훨씬 높았고 노후생활을 위해 전문가와 상담해본 비율도 세계 평균은 30%였지만 한국은 10%에 그쳤다.

조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국인들은 은퇴 이후에 대한 많은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정보를 제공받거나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양상을 반영하듯 올 하반기 금융 기관들은 노후를 대비하는 투자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고객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연령에 따라 직접 투자 방식 및 기간을 정하고 자산 배분을 자유롭게 전환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개념 맞춤형 자산 배분 상품인 라이프사이클 펀드가 호응을 얻고 있다.

HSBC은행은 고객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직접 포트폴리오를 구성, 자동으로 관리되도록 하는 'HSBC 라이프싸이클 펀드 - 피델리티 2010년/2020년 목표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2010년 또는 2020년에 은퇴하거나 은퇴를 바라는 50대와 40대 고객을 각각 대상으로 한 펀드이다.

HSBC은행은 이미 2002년부터 홍콩에서 최초로 피델리티 2010년/2020년 목표펀드를 판매한 바 있고 각각 300억원과 40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몰이를 했다. 이후 BOA (Bank of America), UBS 등도 대열에 합세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콩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이미 금융 선진국에서는 대중화되어 투자자들의 폭 넓은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HSBC은행 이외에도 푸르덴셜자산운용이 `푸루(Pru) 퇴직연금 2020 혼합투자신탁`을 내놓았다. 만기 10년 전부터 3년 전까지 7년간 주식 투자비율을 축소해 투자 기간 동안 주식 시장에서 채권시장 대비 수익을 실현하고 만기가 다가오면 국내채권에 전액 투자함으로써 불입한 자금을 인출할 시기에 수익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하도록 했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웰스플랜`은 주식투자비율이 80%, 65% 이상인 성장형 펀드와 50%, 35%, 25% 이하인 혼합형 펀드, 0%인 채권형 펀드 등으로 이뤄져 있다. 투자자의 나이와 성향에 따라 옮겨 탈 펀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13일부터 주택마련, 자녀교육, 퇴직후 노후자금 등 자금이 필요한 특정시점을 만기로 설정해 운용하는 생애재무설계 펀드인 '한국 라이프 사이클 펀드 (LCF, Life Cycle fund)'를 내 놓았다. 가입초기에는 약 95% 주식형 재간접펀드에 투자하며 자금의 사용시기가 다가올수록 채권비중을 일정비율 늘려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채권수익으로 안정적 자금 확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대표적인 노후관리 전용 펀드로 잘 알려진 라이프싸이클 펀드는 장기투자형 상품으로 설정된 목표투자에 맞추어 기간별로 적절하게 펀드의 자산을 자동으로 재배분 하도록 한다.

독특한 점은 투자자는 별도의 투자방식결정 없이 전문가를 통해 투자 목표 기간만을 정하면 된다는 것. 따라서 초기에는 수익의 극대화를, 목표일이 다가올수록 원금 및 이익 보존을 추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펀드 투자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과 노후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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