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증가 경영난 가중등 악재 지속 '적신호'

지난 8일 신영증권에 매각된 팬택 여의도 사옥

휴대폰업계 신화로 대변되던 중저가 브랜드 '팬택계열'이 사분오열로 치닫고 있다.

연일 지속되는 악재로 인해 창사 이래 최대 경영난에 봉착하고 있는 것. 특히 이런 상황은 업계에 각종 악성 루머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급기야 일각에서는 연일 지속되는 팬택계열의 주가하락에 섣부른 관측까지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팬택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회복을 노력이지만 업계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팬택 계열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취약한 재무구조와 과도한 부채 비율에 있다. 이미 지난 상반기 기준 팬택의 부채 비율은 377%에 달했다. 팬택앤큐리텔은 580%에 육박했다. 분기당 이자비용만 150억대에 이르는 엄청난 수준이다. 팬택 계열 내부 관계자는 “올 3분기 영업적자만 681억원”이라며 “시장점유율, 매출, 영업이익 등 전 분야에 걸쳐 총체적인 악재가 겹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연일 지속되는 주가하락은 투자 불안으로 이어져 팬택계열의 자본 잠식을 가중시키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을 넘어 사면초가 상태인 셈.

한 증권가 관계자는 “원가경쟁력을 통한 상위 제조업체들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팬택계열의 경영난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악재 속에도 불구하고 국내 휴대폰업계 '빅3' 중 하나인 팬택계열이 맥없이 무너질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되지 않는 한 당분간 버틸 힘이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주력사업의 영업 실적 부진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최근 완료된 구조조정을 통해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가 영업을 통해 드러난다면 경영정상화는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팬택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시장을 과감히 조정하고, 수익성이 보장된 제품을 통한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다면 회생의 가능성이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팬택계열이 미국의 유스타컴과 맺은 대규모 공급 계약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 하고 있다. 3년간 최소 3000만대 물량을 미국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물량이다. 팬택앤큐리텔의 지난해 매출인 1조7000억원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안정적 매출을 통한 차세대 기술 준비 여력 확보와 인지도 향상, 마케팅,유통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팬택계열에 대한 국내 투자가들의 외면은 상당부분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곧 투자위축에 따른 팬택계열의 전반적인 시장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각종 악성 루머까지 휩싸이며 팬택계열에 대한 국내 투자가치는 바닥권으로 치닫고 있는 상태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현재 팬택계열이 경영상 생존을 위해선 외형 축소와 함께 힘을 비축하는 것”이라며 “팬택앤큐리텔이 팬택의 지분 48.1%을 소유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매각을 진행하는 게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팬택계열은 지난 8일 신영증권에 여의도 소재 본사 빌딩을 290억원에 매각 했으며, 지속적인 인력구조조정을 통해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등 몸집 줄이기에 돌입한 상태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이 같은 인력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연 900억원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 건물 매각 및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자금난 및 경영악화로 인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며 “내년 3월 상암DMC 입주 예정을 위한 사전 작업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팬택계열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대해 “매각 전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팬택 계열이 당장 필요한 돈만 수천억 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계열사 매각 외에는 달리 정상화 방도가 없다는 것.

더욱이 지난 16일에는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팬택계열에 대한 기업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어느것 하나 팬택 계열에 유리한 상황이 없다.

이렇듯 심각한 경영적자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팬택계열을 둘러싼 뒷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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