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영원할 수 없을까?

김성묘(문화평론가 | krhilly@hanmail.net)

고 최진실 씨 자녀 친권문제로 시끄럽다. 여성단체까지 나서서 '조성민 씨 친권회복 절대 불가'를 외친다. 조성민 씨는 이혼과정과 이혼 후 현재까지 아이들과의 면접 문제로 친권회복에 자유롭지 못하다.

필자는 방송담당시절 최진실 씨와 여러 차례 길고 짧은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었다. 까만색 베레모, 청재킷,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카메라 앞에서 앙증맞게 미소짓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가수 B씨와 사귈 때는 그 건으로 드라마 '폭풍의 계절' 촬영지까지 간 적도 있다. 마침 촬영 장소가 그 당시에는 교통이 아주 불편했던 내곡동(5백년 된 느티나무가 있는 집)이었는데 그곳까지 수소문해서 찾아갔다. 그동안 여러차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연기하는 바람에 성사하지 못했고 이젠 마감에 걸려 어쩔 수없이 그곳까지 찾아간 것이다.

마침 야간촬영이어서 강남구 일원동 집에서 택시를 대절해 찾아간 게 밤 10시 무렵이었고, 연기자들이 막 그곳으로 모여든 시간이어서 촬영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 상황이었다. 최진실 씨는 그 장소까지 찾아온 필자를 보고는 미안함에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설마 그곳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녀는 촬영이 끝나는 대로 몇 시가 되더라도 먼저 전화를 넣겠다고 귀가할 것을 종용했다. 더 늦으면 모든 교통수단이 끊겨 집에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이유다.

정말 새벽 3시 즈음에 전화가 왔다. 당시엔 최진실 씨의 집이 은평구였는데 귀가중이라고 말했다. “이 사람이 톱스타가 맞냐?”고 의아해할 정도로 묻는 질문에 진솔하게 대답해 주었다. 스캔들을 묻는데도 “아니다!” “오해다!”로 일관하지 않고 거짓없이 대답해주어 두고두고 인상에 남았다. 후에 방송담당에서 물러나고, 기자직에 떠나서도 그날은 기억한다. 그런 그녀였기에 결혼과 출산, 이혼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현재의 일까지도….

최근, 유달리 친했던 후배와 오랜만에 만나 그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이혼했다는 뜻밖의 소식을 전해 깜짝 놀랐다. “더 이상 나이가 먹기 전에 출세를 해야겠다”며 부인이 이혼요구를 해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출세욕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10여년을 살아오면서 이렇다 할 다툼이나 낌새도 없었기에 이혼 요구는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되었다고 한다. 어느날 갑자기 홍두깨라고… 당황스럽고 울분이 치밀고 처음엔 배신감에 숨쉬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현재 아내는 분가해 나가 혼자 살고있고 후배가 아들 둘을 키운다.

“원래 애 엄마는 직장 다닌답시고 집안 살림도 서툴렀고 요리도 대강대강 했어요. 오히려 제가 응용해서 이것저것 잘 만들어서 아이들 챙겼고….”

사람들은 왜 과거를 잊는 걸까? 오로지 상대만 원했고, 그 상대가 지구상에서 함께 숨 쉬는 것만으로 그 어떤 것과 바꿀 수 없었던 행복을 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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