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로 떠나는 근대도시 기행' 2009년 3월 1일까지 열려

부산과 인천, 한반도 남쪽과 서쪽의 해양 관문인 두 도시는 19세기 후반, 우리나라 근대화를 선도해 온 개항장이다. 그런 연유로 인하여 두 도시는 의도하였건 의도하지 않았건 비슷한 도시 윤곽을 형성해 나갔으며, 외국 문물의 유입이 가져온 문화적 충격 역시 비슷한 강도로 이루어졌다.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근대화는 일본제국주의의 손을 거쳐 유입되었다. 일제는 조선에 '근대성'을 이식하면서 동시에 '식민성'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심어 놓았고 이는 조선의 근대화가 조선인에게 겨눈 양날의 칼과도 같아서 우리가 근대를 반추하며 감탄과 환희뿐만 아니라 탄식과 비애의 감정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영국에서 비롯된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을 유럽 전역에 실어 나른 첨병이 증기기관차였듯이 이렇듯 일제에 의해 이식된 근대화의 물결을 한반도 전역에 보급시킨 일등공신은 철도였다.

작가 이상(李箱)은 1930년 발표된 그의 소설 '12월 12일'에서 철도의 부설로 탄력 받은 조선 근대화의 물결에 대해 이렇게 토로한다. “희푸르게 번쩍이는 쌍줄의 선로는 대지가 소유한 예리한 칼이 아니라고는 볼 수 없었다.”

근대화의 상징이랄 수 있는 철도의 개통으로 말미암아 각기 남쪽과 서쪽의 종착역이라는 점에서 부산과 인천, 두 도시의 공통분모는 그 깊이를 더할 수밖에 없었고 두 도시야말로 우리나라 근대화의 명암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이쯤해서 궁금해지는 것 하나. 과연 그 시대 부산과 인천, 두 도시에 거주하던 사람들에게 근대화의 물결은 어떠한 모습으로 비춰졌을까. 나아가 부산사람의 눈에 비친 인천의 모습은 또 부산과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유사했을까.

이제 만나보게 될 부산사람 B씨와 그의 아내는 1930년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4일의 여정으로 인천 여행을 떠나게 된다. 7월 16일, 부산역을 출발해 경성을 거쳐 인천에 도착한 이들 부부는 7월 17일부터 18일, 만 이틀에 걸쳐 근대도시 인천의 풍광을 둘러보게 되는데, 청․일 및 각국 조계지와 더불어 인천항 일대를 둘러보는 여정이 그것이다.

1930년 현재 부산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B씨가 그의 아내와 동행하는 이번 여행은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1930년대 근대도시 인천의 모습과 더불어 그의 고향 부산의 근대화된 모습을 반추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부산시 관계자는 전했다.

[투데이코리아부산 박영현 기자]


□ 전시안내
○ 전 시 명 : 󰡐철도로 떠나는 근대도시 기행󰡑
○ 전시기간 : 2008. 11. 25(화) ~ 2009. 1. 11(일)/
- 부산사람 B씨의 인천기행 -
2009. 1. 22(목) ~ 2009. 3. 1(일)
- 인천 문필가 현(玄)의 부산기행 -
○ 전시장소 : 부산근대역사관 3층 기획전시실
○ 주 최 : 부산근대역사관, 인천광역시립박물관
○ 입 장 료 : 무료
○ 대 상 : 일반 시민
○ 문 의 : 부산근대역사관 학예조사연구실(☎ 051-253-38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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