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허만 수석부장판사)는 15일 박찬종 변호사 등 박씨의 공동변호인단이 청구한 구속적부심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심문 결과와 수사서류를 봤을 때 박씨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외환 예산 환전 업무가 전면 중단됐다거나 달러 매수 금지 긴급 공문을 전송했다는 등 정보통신망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또 "범죄의 중대성이나 박씨가 객관적 통신 사실 이외의 범죄구성 요건을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증거 인멸 내지 도망의 염려가 있어 구속영장의 발부는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공동변호인단의 구속적부심 청구 사유였던 '구속 이후 사정변경'의 사안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발부 당시 이미 밝혀진 내용이거나 구속의 적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내용에 불과하다"며 “박씨에 대한 심문 결과와 수사 관계 서류에 나타난 제반사정에 비춰볼 때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일축했다.

온라인에서 이른바 '경제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파급력이 컸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박씨는 지난해 12월29일 인터넷 카페 다음의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정부가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긴급 공문을 전송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으로 구속돼 연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후 박찬종 변호사를 비롯한 박씨의 공동변호인단은 “박씨의 글이 게시되기 3일 전에 기획재정부가 9개 금융기관의 외환 책임자를 소집해 달러 매입 자제를 공식요청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등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번 구속적부심 청구는 기각 판결이 났고 이에 박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외환시장에 구체적으로 개입한 것은 영장 발부 이후 새로 확실히 드러난 증거이고 이는 사정 변경에 해당하는 데 이를 배척했다"며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박 변호사는 “기소 이후 공판 과정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실무 국장 등 관련자를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르면 16일 박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구속기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