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삼성패밀리 카드' 통한 구매층 흡수 예상

삼성플라자 매각에 신세계가 특수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하반기 국내 유통업계 최대 이슈로 기록될 삼성플라자 매각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달 13일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총5,000억원 규모(업계 추산)에 애경그룹으로 매각이 결정됐다. 그런데 이번 매각에 주인공이 따로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나돌고 있는 상태다. 그 당사자는 엉뚱하게도 애경그룹이 아닌 신세계라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오픈을 앞두고 있는 신세계 죽전점이 삼성플라자 매각에 따른 특수를 잔뜩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그 내막을 알아봤다.

애경그룹이 인수하게 될 삼성플라자 매입 대상은 다음과 같다. 백화점인 삼성플라자 분당점과 백화점이 입주한 20층 건물 및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이다. 현재 정확한 인수 가격은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실사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지만, 업계는 총 5,000억 원대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매출액만 5600억 대에 달하는 삼성플라자 매각은 업계 판도 변화를 가져올 이슈 중 하나”라며 “인수 대상자인 애경의 상당한 성장 동력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 록 이번 매각을 두고 업계에 뒷말이 퍼지기 시작했다.

업계 '빅3' 중 하나인 신세계가 어부지리 특수를 노릴 것이란 다소 생뚱맞은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것. 하지만 확인 결과 근거 없는 말만은 아니었다.

◆어부지리 특수 예상

애경의 삼성플라자 인수 관련 신세계의 특수예상 배경은 일명 삼성 패밀리 카드에 있다. 삼성 패밀리 카드는 삼성그룹 전체 임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할인 카드로, 통상 같은 그룹에 소속된 계열사 직원들이 계열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상품을 구입할 경우 복지차원에서 약 5~10%의 할인율을 적용해 주는 복지 카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 97년 계열 분리 이후 사실상 삼성과는 남남이나 다름없지만, 계열 분리 이전 발급된 카드에 한해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확인결과 삼성그룹 직원들의 경우 입사 년도와 상관없이 삼성 패밀리 카드 결제 시 신세계 직원과 동일한 할인 혜택을 주고 있는 상태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관행상'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결국 삼성그룹 직원들에게 발행된 삼성 패밀리 카드가 곧 신세계 할인 카드라는 것.

이는 곧 기존의 삼성플라자를 이용하던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신세계 죽전점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과 맞아 떨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당 및 수원, 용인일대에 산재한 수 만 명의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최대 10%까지 할인율이 적용되는 신세계 죽전점으로 이동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삼성플라자 매각을 두고 애경이 큰 오판을 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경으로서는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섣부른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열 분리 이후에도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과 신세계로선 이번 매각이 일거양득이 될 것”이라며 “삼성은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부채 상환 및 상사 부분 투자에 집중 할 예정이고, 신세계의 경우 패밀리 카드를 통한 구매층 흡수로 상당한 특수를 노리게 됐다”고 말했다.

◆애경그룹 "말은 못해도"

반면 삼성플라자의 새 주인이 될 애경그룹은 이래저래 고민만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매각과 관련 신세계의 반사 이익 풍문에 '벙어리 냉가슴 앓는 격'이 됐다. 더욱이 지난달 23일 삼성물산 유통사업 부문 임직원들이 이번 매각에 반대 입장을 고수, 회사를 상대로 매각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 때문에 인수 역시 순탄치 못한 상태다.

유통사업 부문 한 관계자는 “애경이 100% 고용 승계와 근로조건 유지를 약속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상태”라며 “장기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실직 사태와 양사 직원들의 임금 차이에서 오는 근로조건 악화도 우려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애경그룹 관계자는 매각 반대 움직임에 대해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경 관계자는 “현재 실사 단계에 있는 만큼 최종 계약까지는 시간이 있다”며 “삼성물산 내부적으로 원만한 해결을 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 내부 매각 반대 움직임이나 업계 풍문 등이 이번 인수 작업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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