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형칠 선수 대회중 모습
비가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7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선수단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승마 종합마술 대표팀의 김형칠(47) 선수가 경기 도중 낙마 사고로 숨졌다.

이번 사고는 아시안게임 최대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선수의 경기 중 사망은 한국의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처음이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 4회 연속 출전한 승마 대표팀의 최고령 김형칠은 이날 도하 승마클럽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종합마술 개인·단체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 장애물을 넘다 말에서 떨어진 뒤 거꾸러진 말에 깔렸다.

김형칠은 곧바로 선수촌 인근 하마드 종합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오후 4시50분쯤 사망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소원미(41)씨와 초등학생 딸 민지(11), 아들 민섭(10)이 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종합대회에서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1951년 아시안게임이 시작된 뒤 경기 도중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도 처음이다.

◆사고는 출발 3분 뒤인 오후 4시5분쯤 8번째 장애물을 넘다 말의 앞다리가 장애물에 걸리면서 위에 타고 있던 김형칠이 거꾸로 땅바닥에 떨어졌고, 같이 공중에서 거꾸러진 말의 엉덩이가 김형칠의 머리를 짓누르면서 일어났다.

종합마술에 쓰이는 말은 보통 500㎏ 안팎의 중량이 나가는데, 불운하게도 말의 중량이 거의 그대로 먼저 넘어진 김형칠의 머리 쪽에 전달되면서 끔찍한 사고를 유발한 것.

사고 직후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하마드 종합병원에서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사망 원인은 두개골 골절로 인한 과다출혈로 판명났다.

김형칠의 애마 '벤더버그 블랙'도 뒷다리가 부러져 안락사시킬 예정이며, 사고가 난 8번 펜스는 크게 부서져 폐기 처분하기로 했다.

김형칠은 전날 마장마술에서 25위에 그쳐 이날 크로스컨트리에서 순위를 만회하기 위해 빗속에서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물에서 뛰쳐 나오는 7번 장애물에서 나오자마자 서두른 게 말의 속도를 높인 것으로 보이고, 말의 앞발이 장애물에 걸린 것이 전도 사고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 내린 가운데 경기가 진행돼 향후 과연 안전문제가 없었는지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홋슨 국제승마연맹(FEI) 부회장은 사고 직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승마 경기는 사전에 경기감독관이 그라운드 상태를 확인하고 경기를 시작한다. 오늘도 그렇게 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경기를 주관하는 FEI와 한국 대표선수를 관리하는 대한승마협회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아침부터 카타르 도하 시내 전역에 비가 내렸지만 기후조건이 종합마술 크로스컨트리를 진행하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KOC는 한국선수단 본부와 태릉선수촌에 임시 분향소를 마련했으며, 장례를 대한체육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또 도하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DAGOC)는 모든 장례·운구 비용을 지원하고 8일 열릴 전 종목 경기에 앞서 1분간 묵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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