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모두 시작의 중요성을 알리는 말이다.

목소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발성과 음성은 타고난 것이라기보다 나고 자라는 동안 채득된 습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목소리를 하늘에서 내린(?) 것으로 신비롭게 여긴다. 하지만 이는 목소리를 만드는 기관이 밖으로 보이지 않는 점 때문에 발생된 확대해석이다. 목소리는 웨이트 트레이닝 등의 과학적 운동 작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처음부터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영아기에 누워 있다가 설 때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리고 걷고 뛰기까지 또 수년의 시간이 걸려서 완성하게 된다. 우리는 스스로 자연스럽게 서고 걷고 뛴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수년간의 피나는 훈련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뒤뚱 거리며 넘어지는 반복을 거듭하면서 스스로 자전거를 타기까지 한 동안의 훈련 기간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제 이런 운동, 즉 자전거 타기가 되고 걷는 것이 된다면 이것은 자전거를 탈 때마다, 걸을 때 마다 내가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그런 움직임이 몸에서 저절로 나와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자전거를 탈 때 마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처럼 이리 저리 뒤뚱거리며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탈 수 있게끔 우리의 머리에서 조절이 되고, 이런 조절이 팔다리 근육, 몸과 눈, 시각 등 전신에 고루 자극과 신경을 전달하면서 자전거 타기가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작용은 오랜 기간 자전거 타기를 하지 않다가 다시 타더라도 별 어려움 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즉 한 번 우리 머리와 몸에 입력된 운동 신호와 자극은 같은 동작을 할 때 자연스럽게 반사적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나쁜 동작이 나올 때 우리는 이것을 의식적으로 동작을 바꾸면서 바꿀 수 있다. 가령 자전거 타기에서 양 다리 사이를 너무 벌어져서 탈 경우, 장기간 자전거 레이스에서 무릎에 통증을 주게 되니, 양측 무릎을 약간 붙여 주면서 자전거를 타라고 주문을 하면 우리 스스로 그런 노력을 통하여 조정이 가능한 것이다.

신체적인 운동에서는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동시에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운동하는 부분에 차이가 있거나 문제가 있을 때 자신이 스스로 노력하고 교정을 할 수 있다.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운동이지만 신체적인 운동과는 차이가 있다.

그것은 목소리를 만드는 성대와 주변 근육의 움직임을 느낄만한 감각신경이 별로 발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 완성된 움직임에 대한 동작, 즉 목소리 생성 방법, 발음 형성 방법은 자전거 타기와 같은 신체적인 운동처럼 우리의 의지로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과 발음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 배워야 한다. 어려서 잘못 형성된 발음과 목소리는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발음이나 목소리는 가급적 어려서 교정하고 치료하는 것이 수월하고 좋다.

목소리를 이용한 다른 영역, 즉 노래를 배우거나 연극 등을 위한 발성을 배울 때는 처음부터 정확하게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여 배워야 한다. 사람마다 자신이 내는 발성 방법은 완전히 다르다. 사람은 자신이 내는 발성 습관을 타인에게 알려주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이 내는 발성 습관과 타인의 발성 습관이 이미 다르다면 아무리 알려주려고 하여도 받는 입장에서는 그것을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좋은 선생을 만나야 한다. 전문적인 발성과 성대의 원리를 충분하게 숙지한 선생에게서 자신에게 적합한 훈련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워야 두고두고 좋은 소리를,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불편 없이 낼 수 있는 것이다.

목소리는 운동과 같다. 따라서 처음에 배울 때 잘 배워야 한다. 목소리는 노래와 같은 예술이 아니고 그저 물리적인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이 현상을 음악적으로 승화시키는 노래 작업은 노래 전문가에게 배우고, 발성을 위한 물리적인 현상은 발성 전문가에게 배워야 한다.
교정이 필요할 정도로 목소리에 이상이 있다고 느낄 경우, 과학적 방법에 기초한 전문가의 도움으로 새로운 첫 단추를 꿰기를 바란다.

프라나이비인후과클린음성센터 안철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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