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재정경제부는 지난 2003년 당시 외환은행에 대한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 은행과 자회사인 외환카드는 부도사태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20일 밝혔다.

또 이렇게 되면 금융시장은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7년 말의 혼란스런 상황에 빠졌을 것이라고 재경부는 주장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이런 내용의 공식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놨다.

재경부는 보도자료에서 외환은행의 부실문제는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중요한 현안 과제였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외환은행 부실로 인해 금융시장.금융산업의 불안이 초래되지 않도록 해야할 책무가 있었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2003년 10월에 외환은행의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같은 해 11월에 발생한 LG카드 사태로 인해 외환카드 부도, 외환은행 부도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외환카드는 자본유치가 무산됐을 경우 외부충격을 견딜 수 있는 역량이 거의 없었으며 시장에서 외환카드 채권의 회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부도를 모면할 방법이 없었다고 재경부는 밝혔다.

재경부는 이로 인한 전체 금융시장의 혼란은 지난 97년말 외환위기 때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이와 함께 외환은행 매각 가격인 주당 4천250원(신.구주 가중평균)은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반영된 주가보다 높은 수치라고 주장, 헐값 매각이었다는 감사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2003년 상반기의 외환은행 주가는 외자유치가 가시화되기 이전에는 최저 2천865원까지 떨어졌고 이후에는 증자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상승하기 시작해 7월중에는 평균 3천729원이었다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또 2003년 7∼8월 하이닉스 주가상승 등을 반영해 매각가격을 재조정하지 않은 이유는 당시 카드채 문제, 외환카드 부실 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던 상황에서 증자 시기를 지연시키면 외환은행 부실이 심화되고 더 나쁜 조건을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었다고 재경부는 해명했다.

재경부는 론스타의 증자설이 퍼지면서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외환은행 주가상승 추세만을 보고 협상결렬 가능성을 감수하면서까지 매각협상을 다시 해야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재경부는 아울러 외환은행 매각을 제한적 경쟁방식으로 추진한 것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신규자본 유치를 완전 공개방식으로 진행하면 이 은행의 심각한 자본 부족 상황이 공개되면서 정상적인 경영.영업이 곤란해지고 금융시장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를 찾지 않았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재경부는 잠재적인 투자자들에게 의사를 타진했으나 론스타와 뉴브리지만이 최종적으로 투자 의향을 표명했으며 뉴브리지는 제일은행과의 합병을 포함한 투자 방안을 제시했으나 합병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철회했다고 전했다.

재경부는 이밖에 콜옵션 등 매각조건에 대한 협상은 론스타의 제안을 일방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간의 치열한 협상과정을 거쳐 서로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최종 타결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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