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 부동산 시장이 거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증시마저 급격한 변동성을 수반한 조정양상이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재테크 전문가인 프라이빗뱅커(PB)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 상황에서는 당분간 섣불리 행동에 나서기보다 관망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또 장세를 감안해 그동안 지속해온 투자의 틀을 급격하게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 부동산.채권 매력 '뚝'..주식은 '불안' = 전통적인 투자대상인 부동산과 채권의 투자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게 PB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매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즉 그 동안 고민과 우려의 대상이던 강력한 부동산대책의 영향이 하반기부터 재산세와 종부세 등 '세금폭탄'으로 현실화되기 때문에 부동산의 매력은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채권 역시 금리 인상 사이클 종결 시점이 임박했지만 아직 투자대안으로 부상하기에 매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20일 현재 3년 만기 국고채의 수익률은 연 4.94%으로 5%에 못미치고 있으며 따라서 채권형 펀드 등 관련 상품의 기대 수익률도 '5%±α' 수준이다.
연 이율 5%대의 특판예금이 쏟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채권은 자본이익을 추구하는 '투자 대상'이라기보다 '보관' 개념의 예금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벌어놓은 수익을 까먹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16일까지 운용분 반영)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9.74%에 달한다.
무엇보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 유입도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MMF나 은행권의 특정금전신탁 등으로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국민은행 PB사업부의 조우석 재테크 팀장은 "대안을 찾아내야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다. 차라리 MMF에 자금을 대기시키고 관망하는 게 좋은 전략"이라며 "최근 늘고 있는 MMF 수탁고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강남PB센터의 박승안 팀장도 "자산관리의 큰 축이 수익성 제고에서 안정성향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안정성향으로 시장을 이끄는 정책에 한두번 대응할 수는 있지만 끝까지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 최적의 대안은 없다..차선은 '제각각' = PB들은 나름대로 차선의 투자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의견은 분분하다.
다만 지금까지 유지해온 투자의 패턴을 급격하게 바꾸는 것 보다는 기존의 원칙을 충실히 지켜가며 서서히 변화를 줄 것을 권고했다.
국민은행 조 팀장은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우려 속에 이머징마켓에 들어왔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불안한 장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절대금리가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채권의 매력이 부각되기 어렵고, 부동산 역시 자산 가격이 오르더라도 세금을 제한 수익을 추정해보면 과거와 같은 '단물'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따라서 다소 지나친 조정을 거치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큰 주식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전세계 시장과 비교할 때 밸류에이션이 가장 낮은 수준인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은 아직 상승 여력이 큰 만큼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적절히 자산을 배분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또 그는 하반기를 겨냥한 포트폴리오로 예금 45%, MMF 등 단기금융상품 5%, 국내외 주식형 펀드 50%를 제시했다.
반면 우리은행 박 팀장은 주가연계증권(ELS) 등 준확정형 상품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박 팀장은 "자산관리의 중심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선회하고 있지만, 아직 금리가 낮기 때문에 안전자산의 매력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시장이 다소 과도한 조정을 받은 만큼 반등을 노리되, 자금을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준확정형 상품을 통해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동시에 상황 변화에 대비하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그는 확정형(예금.채권 등)과, ELS 등 준확정형 상품에 각각 40%의 자산을, 나머지 20%는 국내외 주식펀드 등 투자형 상품에 배분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PB담당 박미경 상무는 "최근 전문가들의 주식시장 전망을 보면 대체로 리스크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기대 수익은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기존에 유지해온 투자 패턴이 크게 틀렸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 기존의 원칙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묻지마 차원으로 비중을 늘린 경우를 제외하고는 섣불리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게 오히려 좋지 않다"고 충고했다.
그는 다만 "시장이 흔들리는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불안한 장세를 부족했던 자산을 채우는 기간으로 활용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