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의 책, 주인공은 신동규 법무법인 율촌 고문

한국수출입은행이 '지구 15바퀴의 열정-세일즈맨 은행장'이란 이색적인 책을 펴내 화재다.
비매품인 이 책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신동규 전(前)수출입은행장으로 임직원들이 신 전행장을 위한 헌정용으로 발간한 책이다.

“아 정말이다 말구요. 혼신의 힘을 담아 세일즈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지난 9월초 3년간의 행장직을 마치고 법무법인 율촌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 전행장은 최근 몇몇 기자들과 만나 저녁을 함께한 후 “지구를 그렇게 많이 돈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30년동안 재정경제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금융관료였던 신 고문은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직하며 전세계 70여개국, 지구 15바퀴를 뛰어 다니며 수출입은행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이었던 신동규 법무법인 율촌 고문(왼쪽)이 은행장 재직시절인 지난 5월29일 로마에서 이탈리아 수출공사의 아나찌오 안젤로니 회장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3년간 수출입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스, 스트럭처드 파이낸스 등 선진화된 금융서비스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수출 팩토링 등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여신지원 실적을 매년 '사상최고치 경신'이란 위업을 이뤘고, 여신 건전도도 국내 은행중 가장 양호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수출입은행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신 전행장은 모든 일에 소명의식을 가지고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강조하는 열정적인 CEO였지만 젊은 직원들과 축구장을 같이 누비기도 하고, 1사1촌 농촌 봉사활동 후 논두렁에서 막걸리를 기울이는 소탈함과 친근한 면모도 보여 주었다고 임직원들은 회상한다.

김진호 수출입은행 전무는 '발간사'에서 “고객중심 경영과 현장밀착 경영을 적극 실천하는 세일즈맨 은행장으로 성공적인 CEO 신화를 창조했다”며 “이임식장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수은의 발전을 거듭 당부하던 신 행장의 열정은 우리들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신 고문은 행시 14회로 재무부와 재경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후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다. 경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신 고문은 상당히 홀가분한 기분으로 율촌 고문직을 즐기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금융전문 관료 출신이어서 추후 여건변화에 따라 '요직'발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신 고문은 이런 시각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손사레를 치지만 앞으로 요직이 주어지면 공무원과 은행장 시절에 보여줬던 뜨거운 열정을 다시 분출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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