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저축은행은 금리차 때문에 아직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금융감독당국의 창구지도에 따라 국민.신한.우리.농협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함에 따라 외국계 은행들이 때 아닌 반사익을 얻고 있다.
자금조달이 급한 고객들이 시중은행들과 금리 차이가 큰 보험사나 저축은행으로 향하기보다 외국계 은행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하면서 관련 문의가 외환.한국씨티.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으로 빗발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용인.분당.수원 등 최근 대출 수요가 많은 지역의 지점들로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지를 묻는 문의전화가 평소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문의 전화가 많은 정도로 아직 실제 대출로 연결되는 정도는 아니다"며 "다만 이같은 사유로 대출이 갑작스럽게 늘어날 경우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가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부 지역에서 자금 조달이 시급한 고객들이 대형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되지 않자 외국계 은행이나 지방은행 등 규제가 덜한 은행으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다른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타 은행과 관계를 맺고 있는 대출중개인들의 대출 문의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며 "대출중개인들은 은행과 독점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타 은행에 전화를 걸어 대출을 알아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 여신부서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이번 조치로 인해 외국계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단골 고객들이 이동할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대형 시중은행을 누르니 외국계 은행으로 몰리는 전형적인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보험사 및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의 이동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에 비해 대출금리가 높기 때문에 대출 소비자들에게는 외국계 은행 및 지방은행 등에 이은 2순위 대출희망 회사이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의 대출 잔액 규모가 은행에 비해 매우 작고 금리도 높기 때문에 은행의 대출 억제로 보험사 대출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은행이 신규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 보험사 대출 금리와 비슷해지거나 웃돌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은행에 비해 최고 2배 가량 높기 때문에 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로 당장 고객이 몰리는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