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배기선, 유인태, 김혁규 의원 등도 관망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신당은 지역당이다. 당을 끝까지 사수 하겠다”는 발언 이후 열린우리당 내'친노(親盧)'파와 통합신당파의 불안한 동거'가 종착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결별은 이제 시간문제. 그간 노대통령의 심기를 살펴왔던 통합신당파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노 대통령에게 "당 문제는 신경을 끄고 국정에 최선을 다하라"며 공격하고 나섰고, 친노파 의원들도 "결국에는 '도로 민주당' 하자는 것이냐'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과연 통합신당파가 당을 떠나면 열린우리당을 지킬 친노세력은 어느 정도 될지 규모에 대해 벌써부터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친노쪽의 한 관계자는“ 정계개편에서 노무현 배제론'이 나오면서, 노 대통령은 '정무특보단'을 꾸리는 등 꾸준하게 정계개편에 대비해왔다. 특히 통합신당파들의 탈당에 대비, 노 대통령이 PK인사들과 친노세력 등의 관리를 했다. 통합신당파들이 탈당을 하더라도 이들과 열린우리당을 끝까지 지키며, 이후 열린우리당을 영남중심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노 대통령이 PK인사와 측근들을 적극 중용하는 것은 이들 인사들이 2008년 총선을 겨냥해 '경력 쌓기'를 위한 배려다. 만약의 경우 2007년 대선에서 노 대통령이 실패를 하더러도 2008년 총선에서 '꼬마 열린우리당 승리' 그리고 차 차기에서 다시 집권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다.

“통합신당파가 나가더라도 40명가량의 의원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 중심의 수도권의원들과 영남, 호남권의원들이 다수 합류 할 것이 기존의 이강철 특보를 비롯해 이해찬 전 총리,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 문재인 전 정무수석 등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2008년 총선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원 개개인의 절실한 이해관계로 미뤄볼 때 청와대측의 이런 기대는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당사수를 외치는 친노파는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여당내 친노그룹은 참여정치실천연대(이하 참정연), 의정연구센터(이하 의정연), 국참 1219 등이 있다. 이중 '국참 1219'는 의원이 아닌 회원 중심 조직이다.

확실한 친노는 김형주, 김태년, 이광재, 이화영, 백원우 의원등 5명 정도

친노계 최대 부류로 분류되는 의정연은 18명의 회원을 두고 있지만, 대통령 참모출신인 이광재,백원우,서갑원,이화영 의원 등만이 당 사수를 공개적으로 외치고 있고 나머지는 침묵하거나 관망을 하고 있다. 참정연 역시 12명 의원 중 김형주,이광철,김태년 의원 등을 제외한 다수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신기남 의원만이 참정연과 보조를 맞추는 정도다.

여기에 문희상, 배기선, 유인태, 김혁규 의원등 중진들이 일정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중 문희상 배기선 유인태 등 중진의원은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로는 대선승리가 불가능하고, 현재의 노 대통령 때리기를 이들의 자기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에서 당청결별 등의 감정적 주장을 비판하고 있으나, '노 대통령도 문제가 크다'는 인식을 동시에 갖고 있다.'노무현 사수'에 적극 나설 생각이 없는 이들이 친노측에 합류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혹여 통합을 주장하는 다수파와 다른 길을 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친노측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는 한명도 없다.

김혁규 의원 역시 노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낙점을 해주면 몰라도 아니면 계속 눈치를 볼 것이고, 결국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친노측 의원들은 "무계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 내에서 동조자를 모을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의정연 멤버이기도 한 최재성, 윤호중 의원을 제외하면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참정연 5명과 의정연 6명 중에서도 이탈자가 생겨날 것으로 보고있다.

참정연 중 이경숙 의원은 비례대표라 운신이 자유롭지 못하고, 유기홍 의원은 이미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상태다. 전 대표였던 이광철 의원도 마저도 지역구인 전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라 친노신당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전북지역 열린우리당 의원 모임에서 “향후 행보를 함께 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의정연의 경우도 이광재, 백원우, 이화영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친노신당에 합류하지 못할 것이란 게 여당 안팎의 대체적인 전망.

서갑원 의원은 지역구가 전남인 까닭에 통합흐름을 거부하기 힘들고, 확실한 친노라기보다는 중립적 스탠스를 꾸준히 지켜온 윤호중 ,최재성 의원도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적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권주자인 천정배 의원도 “노대통령과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문희상, 배기선, 유인태 의원 등과 '일맥상통'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통합신당파들은“노 대통령과 친노측 김형주, 김태년, 이광재, 이화영, 백원우 의원등 5명 정도만 열린우리당에 남을 것이다. 이들 가지고 무엇을 하겠느냐? 지금이라도 노 대통령은 더 이상 분란을 일으키지 말고 남은 임기동안 국정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친노세력에 냉소를 보내고 있다.

김태혁 기자 tae1114@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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