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의혹 및 사건 조작설 정면 부인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범인 김현희 씨는 "KAL기 폭파사건은 분명히 북한의 테러이며, 자신은 가짜가 아니라고 밝혔다. 김현희 씨는 또 희생자 유가족들이 이 부분을 인정한다면 유가족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오늘(11일) 오전 11시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부 유족들이 북한이 테러를 가한 증거가 없다며 아직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KAL기 사건은 분명히 북한이 저지른 테러”라고 말했다.

김 씨는 대부분의 KAL기 폭파사건 유가족은 당시 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다 알고 있다면서 20년이나 지난 사건을 누가 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조작설을 정면 부인했다.

김 씨는 또 유가족의 면담요구에 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97년 자신이 쓴 인세를 전달하면서 면담한 적이 있으며 유가족이 KAL기 사건을 북한이 저지른 테러사건임을 인정하고 다른 목적이 없다면 응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씨는 또 지난 97년 결혼 후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사회와 거리를 둔 채 조용히 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때 KAL기 사건 진상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현 정부에서 지난 정부 때 자신이 관련된 일을 조사한다고 하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참여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삼갔다.

김 씨는 이날 자리에서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 씨의 오빠와 장남을 만나 긴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다구치는 1978년 북한에 납치된 뒤 2년가량 김씨와 함께 살면서 일본어를 가르친 '이은혜'라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그동안 “다구치가 1978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김씨는 1987년까지도 생존했다고 주장, 일본에서 납치 피해자 문제가 이슈화됐다.

김씨는 “1987년 1월부터 10월까지 북한 초대소에서 생활하며 들은 것은 '다구치를 어디로 데려갔는데 어디인지는 모르겠다'는 것이었다”며 “사망한 게 아니라 다른 곳에 간 것으로 생각했고 1986년 결혼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감격에 젖은 듯 눈물을 흘리며 다구치 씨가 아직 살아있을 것이라면서 무사히 귀국해서 만날 날이 있을테니 희망을 가지라고 말했다.

김현희 씨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97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투데이코리아 정성용 기자 jsy@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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