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석유보다도 물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게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물이 석유를 비롯한 다른 자원들을 능가하는 유망 투자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 11개 수자원업체들로 구성된 블룸버그 월드워터지수는 2003년 이후 3년간 매년 35%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매년 29%의 상승률을 기록한 석유.가스 관련주들이나 연간 상승률이 10%에 머문 미국 대형주 지수인 S&P500지수를 크게 웃도는 수익률이다.
또 구리, 알루미늄, 종이, 철 등 다른 자원들을 생산하는 239개 기업들로 구성된 블룸버그 월드베이직머티리얼스 지수의 연간 상승률 27%보다도 앞선다.
이를 간파한 일부 유력 헤지펀드들의 경우 향후 수십 년 간 꾸준한 고수익을 보장해 줄 유망한 상품 투자의 대상으로 물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스위스 제네바를 근거를 둔 헤지펀드인 픽텟애셋매니지먼트에서 운영하는 29억달러 규모의 물 펀드는 지난해 26%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2020년까지 연 평균 8%의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은 아직 상품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정식 상품은 아니고 가격도 정부나 지역기관에 의해 결정되지만, 여타 상품들에 비해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픽텟애셋매니지먼트의 경우 미국 내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인 캘리포니아의 물 가격을 투자 근거로 삼는 데, 1989~2005년 사이 매년 6.3%의 가격 상승률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급등세로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든 석유 선물 가격은 연 평균 7.7% 올랐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과 함께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이 점차 심화되면서 관련 설비투자도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물위원회(WWC)에 따르면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해선 개발도상국들의 물 관련 설비에 현재의 두 배 규모인 연간 약 1천800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 물부족 국가들에서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담수화 설비를 운영하고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은 최근 "세계적인 물부족 현상으로 물 사업부문에서의 매출이 2010년까지 두 배 이상인 5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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