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수 세계 습성 "약한 놈은 버려"…구출 비상작전

지난 21일 서울대공원 동물원사의 아기 퓨마 남매는 마치 술래 놀이라도 하는 듯이 두 녀석이 신나게 뛰

카메라를 들이대자 카메라를 쳐다보며 포즈를 취하는 퓨마 남매
어 놀고 있었다.

이렇게 활발하고 명랑하고 야생성이 살아 있는 두 녀석은 자칫하면 우리가 그 모습을 영영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강한 놈만 키우고 약한 놈은 버린다'는 맹수세계의 습성 탓으로 약하게 태어난 두 마리 퓨마는 어미에게서 버림 받았던 것이다.

-약한 두 남매 어미에게 버림 받아-

이 녀석들을 살려내기까지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지난 6월 20일 비오는 이른 아침.
서울대공원 맹수사 뒤켠 야외 방사장에서 태어나자마자 어미로부터 버림받은 아기퓨마 남매가 비를 맞으며 애처롭게 차가운 방사장 한 켠에 놓여져(?) 있었다.

같은 시각 같은 어미로부터 태어난 또 다른 두마리의 남매는 실내 방사장 한 켠에서 어미의 젖을 입에 문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강한 놈만 키우고 약한 놈을 버리는 맹수의 습성 탓인지 어미는 두 마리의 약한 아기 남매를 매정하게 버리고 만 것이었다.

서울대공원 맹수사는 비상이 걸렸다. 급박하게 달려온 사육사와 동물병원 수의사들은 어미와 분리 후 버려진 어린 남매를 부여안고 지금의 인공포육장으로 달렸다.

다행이도 그 때까지 체온은 남아 있고 가느다랗게 숨을 쉬고 있었다.

-차츰 찾아가는 맹수 기질...이유식에서 생고기 먹으며 야생성 드러내 가-

서울대공원 내의 인공포육장은 어미가 돌보지 않는 아기동물 등을 돌보는 아기동물들의 고아원과도 같은 곳.

사육사들은 비에 젖은 어린남매의 몸을 깨끗이 닦고 우유병을 물려주었다. 다행이 퓨마 남매는 우유병을 빨기 시작했다.

담당사육사들은 맑고 깨끗하고 푸른 눈을 가지고 있다는 뜻에서 수컷을 '퓨리스'라고 이름 붙이고 암 컷은 이쁘고 깜찍하게 살아가라는 뜻의 '퓨리티'라 각각 지어 주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기호랑이, 아기사자 등과 함께 같은 곳에서 생활해 온 아기퓨마는 처음 2개월 동안은 우유를 먹었다. 연이은 두 달 동안에는 다진 쇠고기와 닭고기를 먹는 이유식 과정을 거쳐 지난 10월부터 맹수의 습성대로 생고기를 먹으며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

사육사와 함께 남매가 장난치며 놀고 있다.
-천방지축 장난꾸러기 생활...차츰 '아메리카의 사자' 별명처럼 변해 -

일명 아메리카 사자'라는 별명을 가질만큼 활동 범위가 넓은 퓨마(직경 80km)는 캐나다 일부와 남북아메리카에 분포되어 있다.

임신기간 86~90일 만에 주로 3~4마리의 새끼를 바위 밑이나 나무 동굴 등지에 낳는 퓨마는 체중 240g 몸길리 20cm의 가녀린 아기퓨마를 낳아 현재 20kg의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어 완전히 성장하면 수컷은67~103kg, 암컷은 36~60kg 정도의 몸매를 지니게 된다.

퓨마는 암갈색 털에서 검은색에 이르기까지 변이가 많고 검은색의 반점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 퓨마는 일정기간이 지나면서 차츰 암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머리는 둥글고 비교적 작은 머리와 날씬한 허리를 지니고 있어 외형적으로도 민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나무타기를 즐겨하며 수영도 잘 하는 퓨마는 성질은 사자나 호랑이 등과는 달리 비교적 온순한 편이며 사람에게 잘 덤비지는 않아 사육사에겐 장난을 거는 천방지축 장난꾸러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장해 가면서 맹수로서의 기질을 찾아간다.

아기퓨마 퓨리스 퓨리티는 요사이는 가끔 사육사와 함께 동물원을 누비며 12월 24일 열릴 크리스마스 파티의 손님 맞이를 위해 초청자로서 보여줄 멋진 몸매 만들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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