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치전문가 윤경주 대표의 대선 전망

내년은 정치의 해다. 차기 대통령를 뽑는 선거가 예정돼 있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맞물려 이미 올 하반기부터 사실상 내년 대선 후보자의 행보가 여론의 주목을 받은지 오래. 한나라당 '빅 3'간의 치열한 경쟁은 물론 여당이 내세울 후보에 관한 내용은 연말 술자리의 기본 안주로 자리 잡았다.

'제3 후보론' '외부선장론'에 대한 말들도 무성하다. 2007년 대선을 큰 틀에서 살펴보기 위해 정치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정치컨설팅 그룹 '폴컴'의 윤경주 대표는 내년 대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반한나라' 세력의 연대 가능성을 들었다.

정치컨설팅그룹 '폴컴'의 윤경주 대표
다음은 윤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2007년 대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 2007년 대선은 97년이나 2002년 대선처럼 민주-반민주구도, 민주화-산업화 구도로 가지 않을 것이다. 여권의 입장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반 한나라당' 연대를 성립시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문제는 이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국민이 여기에 동의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 베이스로 반한나라 정서가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여론 조사에서는 반한나라 정서가 희석돼 있다.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던 '부패' '수구'의 이미지가 많이 사라진 것이다. 내년 대선 구도를 보는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바로 '반 한나라' 연대의 가능성이다.

-열린우리당 정계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 기존 10년간 한국에는 정계개편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은 기본적으로 후보중심의 정계개편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최대 의석을 가진 열린우리당의 경우 분열되는 양상이 될 것이다.

친노 진영의 경우 소수 여당으로는 남을 수는 있지만 후보는 없고 의석도 없게 된다. 통합신당의 경우 의석은 있지만 후보가 없고 여당이라는 이니셔티브를 잃게 된다. 고건의 경우에도 후보는 있지만 다른 것들을 잃게 된다. 여권 정계 개편 모든 그룹 들이 약점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여권의 정계개편이 각 정파별 후보중심으로 가겠지만 특정 정파가 주도권을 잡는 그런 구도는 아닐 것이다. 여권에서 최악의 상황은 한나라당이 정계개편을 통해 후보를 선택할 내년 5월까지 후보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여권 입장에서는 조기에 빨리 정계개편 마무리 짓고 후보 내야할 필요가 있다.

-고건 전 총리가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할까?

▲ 고건 후보를 포함한 열린우리당의 여러 대선후보들이 전체가 모여 참여하는 오픈프라이머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고건 후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지율이 2~3퍼센트 대에 머무른다.

그나마 지지율 15% 유지하는 고건이 다수의 후보와 경선할 이유가 없다. 또한 오픈프라이머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여권의 정계개편이 마무리된 상태에서나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후보 중심이 아닌 정파 중심의 논의가 먼저 이뤄졌다. 상식적으로 현실화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은?

▲ 한나라당은 당과 지지자의 입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이 경선 불복, 경선 직전의 유력 주자의 탈당일 것이다. 바로 '한나라당발 분리이탈' 가능성이다. 지금까지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의 '양강구도'였다.

이러한 구도에서 한나라당은 경선에 불리한 후보의 불복이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원희룡, 고진화 등 다양한 후보들이 경선에 참여했다. 물론 이들이 지지율 1위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경선을 다자구도로 변화시켜 경선불복이나 직전탈당을 현저하게 약화시킬 수 있다.

경선 방식에 있어서도 그간 참여후보들의 주장을 봤을 때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이들의 지지율이 합해봐야 얼마 안 되지만 한나라당 내부 논의 구도로 봤을 때 박 전 대표가 현재의 안을 끝까지 몰고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대세론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 아직 대중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상황이라 지금의 이명박 후보 지지율 40%가 끝까지 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여러 조사를 봤을 때 이 후보의 지지 자체가 단순한 거품은 아닐 수 있다. 견고한 지지 흐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내년 대선의 '변수'라면?

▲ '반노 정서'가 현실 정치에 있어 실질적 상수,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네 번의 대선에서 '반DJ 정서', '반창(昌) 정서'가 큰 변수로 작용했다. 2007년 대선에서는 '반노 정서'가 큰 변수가 될 것이다.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 복귀가 변수가 될까?

▲ 당의 입장에서는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최근 박찬종 전 의원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은 의미심장하다.

박 전 의원은 “이 분은 벌써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게 아닌가. 그러나 한나라당에 들어가서 후보가 된다고 하는 게 계면쩍기 때문에 '좌파연대' 이런 걸 얘기하는 게 아닌가. 그러다 한나라당에 무슨 변고가 생기면 기회를 삼아 한나라당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실제 노림수는 그것이라고 보이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한나라당 내부에는 어떻게든 대선 승리를 위해 대오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한나라당의 상황이 열악하다면 충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현재 정당 지지율이나 승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힘들다.

-이번 선거에는 경제문제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 동의한다. 87년 이후 대선에서 유권자가 경제적 입장으로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지 않는다. 모두 정치적 이유였다. 이번 선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일 것이다. 다만 성장과 분배 양 측면에서 복지 중심의 정책과 노선을 견지하는 후보와 한국경제의 성장을 가속화 시킬 것을 주장하는 후보의 대립으로 가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은 부동산 정책에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부동산 거품이 빠지기만 바라는 입장이 있고 이것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 내년 대선은 국민의 이해가 반영되는 최초의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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