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영 문화연대 문화개혁센터 팀장
2006년 한국사회의 문화는 어떠했는가.
된장녀, 훈남, 쌩얼 등의 신드롬이나 문화현상은 사실 비슷한 형태로 매년 반복된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은 젊은 세대 간 유행의 가짓수와 속도, 그리고 파급력을 매년 더욱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각종 신드롬의 궤적을 쫓는 것은 어쩌면 별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화‘운동’의 측면에서 볼 때, 2006년은 여느 해와는 다른 해라고 기억될 듯하다. 한미FTA 체결, 평택미군기지 확장계획 등의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문화운동 또한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발언을 하게 된 것이다. 많은 문화예술단체와 개인들이 자신이 가진 문화적 역량으로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대중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였다.

이 중 특히 한미FTA와 관련한 활동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 7월에는 한미FTA에 반대하는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100시간 동안의 릴레이 문화행동을 하기도 하였다. 노래로 춤으로 영상으로 퍼포먼스로,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은 자신의 생각을 지나가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평택 대추리 도두리에서의 문화예술인의 참여도 적극적이었다. 벽화, 조형물 등 대추리 도두리 일대에는 평화와 반전, 주민들의 일상을 표현하는 작품들이 설치되었고, 이제는 국제적으로도 알려져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한 많은 외국작가들이 직접 평택을 방문하고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렇게 2006년 1년 동안 문화운동은 분명히 진화하였다. 문화‘예술’이라는 좁은 틀을 깨고 삶과 생활, 그리고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발언하게 된 것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에는 국가와 자본, 미디어에 의해 조작되는 월드컵 광풍에 문제제기하는 게릴라 퍼포먼스(스티커 붙이기)가 진행되었고, 월드컵 기간 동안 기업에 광장의 독점적인 사용권을 판 서울시에 대한 문제제기도 진행되었다.

빈곤문제에 대해서도 문화운동은 반응(?)하였다. 뉴타운 개발로 인한 철거지역의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문화제를 공동으로 만들기도 하였다.

입시KIN페스티발을 계기로 한 교육문제에 대한 문화행동, AIDS 감염인을 위한 문화행동 등을 통해 문화운동은 끊임없이 소통하였다.

지난 1년 동안의 활동은 우리에게 ‘문화란 무엇인가’ ‘문화운동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준다. 더 이상 문화를 예술의 틀로만은 이해할 수 없다. 사회양극화와 빈곤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간의 삶의 양식의 총체’를 가리키는 문화영역에서의 실천과 행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2007년에도 사회적인 현안에 대한 문화운동의 힘찬 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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