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어 경찰 압수수색, 여기에 집단이기주의 의혹까지

요즘 검찰과 경찰의 잇단 압수수색에 국세청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이다.

지난 1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물러난 이후 거의 4개월째 청장 자리가 공석인 데다 최근 검찰과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면서 국세청 분위기는 침울하다.

검찰은 지난 6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세무조사 무마 로비 수사 관련해 국세청 전산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국장실, 사무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현재까지 조사결과 세무 자료에 대한 왜곡되거나 변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직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한 상황.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확실한 증거도 없이 무리하게 압수수색을 했다는 국세청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경찰도 지난 12일 중소기업의 추징 세액을 줄여주겠다며 로비 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세무 공무원의 비리를 조사하기 위해 중부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소속인 이 모씨는 소득세 탈루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고 있던 한 업체 사장 부인으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1억 2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구속된 이 모씨가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한 중부지방국세청 조사국 직원들에게 청탁을 해 추징 세액을 실제로 줄여줬는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검찰과 경찰의 잇단 압수수색에 국세청은 당혹한 표정이다. 국세청 일부에서는 과연 국세청장이 있었어도 이렇게 했겠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일부 언론에서 검찰에 파견된 국세청 직원이 업무협조 기간이 끝나 복귀하는 것을 마치 국세청이 강제로 직원을 모두 복귀시킨 것처럼 보도된 일이 벌어졌다.

이런 것이 자칫 집단이기주의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국세청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래 저래 외부와 내부의 악재로 국세청 직원들은 요즘 일할 맛이 날 내야 날 수 없는 분위기다.

한 지방국세청 직원은 “국세청장도 없는데 계속 되는 압수수색에, 때 아닌 검찰과의 알력 싸움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일할 분위기가 안 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압수수색을 당한 곳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일부 다른 지방국세청이나 세무서까지 어수선한 분위기로 업무환경이 최악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빨리 사건이 마무리됐으며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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