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신년특집 '새로운 트렌드'

2007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90년대 중반, 프랑스 등의 서유럽에선 청년실업 문제가 대단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바다 건너 일어난 불이였을 뿐인데 일본도 거품경제가 꺼진 90년대 후반부터 프리타족이 더 이상 여유로운 청춘의 상징이 아닌, 니트족의 문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청년실업도 알고 보면 세계적인 흐름이었던 것이다.

타이피스트가 컴퓨터의 발달로 인해 지금은 없어진 직업이 된 것처럼, 뜨는 직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시대에 뒤처지고 싶지 않는 게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올 한 해에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예상되는 트렌드를 짚어본다.

고시원 지고, 풀옵션 원룸 뜬다

지난해 26일 발표된 통계청에 의하면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1인 가구는 총 가구의 20%인 317만 가구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이는 다섯 집에 한 집 꼴인 셈으로 5년 전인 2000년과 비교하면 42.5%가 증가했다. 특히 40대의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주택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택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 청년 실업으로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은 고시원이라는 주택 문화를 낳았다.

그러나 작년 강남에 레지던스라는 오피스텔 형식의 풀옵션 원룸이 가세하면서 앞으로는 고시원이 지고 풀옵션 원룸이 뜰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풀옵션 원룸은 최저가 월 35만원부터이며 교대역 주변에 급증하고 있다. 원룸은 원래 방이 잘 나가기 때문에 평당 수익률이 높은데 풀옵션으로 고급화된 것이다. 그리고 주거비가 더욱 상승하면 유학 경험자 중심으로 룸 쉐어, 하우스 쉐어가 대중화될 것이다.

대안가족과 고독死 늘어난다

1인 가구는 그동안 독립하는 자녀들 때문에 2,30대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에는 40대의 나 홀로 가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이혼과 기러기 가족 때문인데 이쯤 되면 기러기 가족이나 콩가루 집안이나 별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여기에 미혼 세대를 포함하면 앞으로 대안가족이 새로운 가족의 형태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고령화와 더불어 1인 노인세대가 늘어나면서 고독死도 늘어난다. 이에 대비한 사회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소량판매와 고급화가 히트상품 낳을것

급증한 1인 세대는 물론이고 바쁜 생활로 인해 가족이 같이 식사하기도 어려워 요즘은 나홀로 식사도 흔해졌다. 이미 햇반 등의 1인용 간편식이 대히트를 쳤지만, 우리나라의 간편식 개발은 선진국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

사실 한국은 식당의 경쟁이 치열해 혼자 먹기에 저렴한 곳도 많지만 한식 중심으로 치우쳐졌고, 미국식의 묶음 할인 판매는 더 이상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다. 식생활도 세계적인 요리가 빠르게 소개되고 있어 더 이상 한국식으로만 소비되지 않는다. 가령 집에서 만들어 먹더라도 1인 세대라면 100개들이 냉동만두를 1+1에 사느니 조금 비싸더라도 10개들이 샤오롱바오(小龍包)를 구입해 먹는 게 낫다.

이는 소량 판매와 고급화가 히트상품을 낳는 비결임을 짐작할 수 있다.

유통업계, 한미 FTA 체결로 대변동

고급화된 백화점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할인 마트와 대형 슈퍼를 살펴보면 유독 한국에만 소비를 촉진하는 판매직원들이 있다. 이런 풍경은 마치 시장통을 연상케 하는 한국 고유의 풍경일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인건비에 거품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도 식품 제조업체는 판매직원의 인건비를 떠맡느라 이미 서울 물가는 동경보다 비싸졌다. 이런 와중에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의 저렴한 식자재가 쏟아져 유통업계에 대변동을 가져온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오리엔탈붐의 가속화

이미 패션리더들에게 알려진 오리엔탈 풍의 의상이나 액세서리 등이 더욱 유행할 전망이다. 서양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이미 발리, 인도, 네팔 등의 오리엔탈 풍의 의상과 액세서리가 대유행이다. 패션업계도 이미 유행이란 유행은 다 쏟아져 나와 더 이상 신기한 것은 오리엔탈밖에 남지 않았다.

다행히도 인도, 베트남 등지의 경제가 발전하고 있어 오리엔탈의 붐은 의상, 액세서리에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스파로 유명한 발리도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여서 앞으로 전망이 밝다. 미지의 오리엔탈 문화, 바로 거기에 보물이 있다.

외식산업, 거품 빠지고 세계화

외식산업의 거품은 빠지고 세계화 추세될 것
일본에 비해 한국은 스파게티, 케익, 커피, 차 등의 외식에 거품이 많다. 일본에선 런치타임에 샐러드와 메인 이태리 요리 한 접시, 디저트나 음료를 보통 천 엔에 먹을 수 있다. 원래 스파게티 원가는 저렴한데다 조리 방법도 까다롭지 않다. 그걸 보면 일본처럼 한국도 이태리 요리와 브런치, 티 타임 관련된 외식 부분은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 예상된다. 그러면서 데이트 코스로 고급화되거나 푸짐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대중화로 나눠지면서 뚜렷하게 양극화될 것이다. 이미 가족이 만원대로 즐길 수 있는 뷔페도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외국에서 체류한 이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세계 요리가 소개될 것이다. 유독 한국 입맛에 안 맞는 중국 음식도 상하이, 홍콩 등지의 고급 레스토랑이 한국 기업과 손잡고 한국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 입맛을 다시게 한다.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와 사업발달

예부터 외국을 드나드는 것은 상류층이거나 불법 체류할 수 밖에 없는 하층민 두 부류였지만, 요즘은 어려운 취업때문에라도 외국에 다녀오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미 세계는 노마드(유랑민)족으로 가득하다. 그만큼 한국에 흘러 들어오는 외국인도 늘어나고 외국 생활을 경험한 한국인의 리턴으로 이들을 위한 서비스와 사업분야가 활발히 발달할 것이다.

국제 결혼과 한국 유학의 증가로 관공서와 사립대학의 관련 서비스가 강화되고, 이들을 위한 하숙집 등도 점차 기업화될 가능성이 크다.

공무원 정년퇴직도 옛말

요즘은 공무원 불친절하다는 것도 옛말이다. 9급 공무원도 4년제 대학을 나온 고학력이 수두룩한데다 지방자치단체가 기업을 유치하는 등의 살아남기는 정부기관에도 퍼지고 있다. 이미 정부는 공무원 연금 개혁의 칼을 뽑아들었다. 짤리지 않고 얌전하게 연금 타먹을 생각하다간 노년에 고생한다.

더불어 몇몇 국영기업도 이미 외국에선 민영화된 추세를 따라 몇 년 안에 민영화될 가능성이 높다.

21세기는 여인천하

요즘은 젊은 미혼 남녀가 여행을 같이 간다고 해서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그만큼 여자에게만 흠집 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만 된장녀가 있는 줄 아는데 여자가 강해지는 건 세계적인 추세다. 오히려 중국, 대만, 일본보다 남자가 더 대접받는 게 한국이다. 여자들은 어지간한 외국은 한국보다 살기 좋다는 거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러니 더 이상 남자들은 '된장녀' 같은 힘 빠지는 저항 따윈 하지 않는 게 낫다. 연상의 아내가 늘어난다고 하지만, 차라리 4살 이하는 친구다. 20세기는 여자가 시대에 적응해야 했지만, 21세기는 남자가 시대에 적응하는 여인천하의 모계사회가 될 것임을 이미 많은 석학들이 지적해왔다.

결국은 나에게 맞춰라

일본에서 대히트친 나나메 드럼 세탁기
유비쿼터스도 더 이상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도 내 마음대로 골라보고 산업 디자인도 인체의 곡선에 맞게 발달되고 있다. 문화이건 제품이건 승패는 어떻게 고객의 편리성에 맞추느냐에 달렸다. 전자레인지 기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결국은 데워먹는 기능만 쓰는 것처럼 더 이상 복잡한 기능은 고객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2005년에 무릎을 꿇지 않고도 세탁물을 꺼낼 수 있도록 디자인된 드럼세탁기나 건강을 생각한 스팀 오븐이 일본에서 대박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은 모 광고 카피처럼 “나에게 맞춰라”로 모든 것이 귀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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