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927.9원, 하반기 905.4원 전망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절상 추세 등 영향으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환율 하락폭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 둔화 등에 따른 달러화 공급의 감소로 작년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 올 평균환율 918.4원 전망..작년보다 37.2원 하락 = 1일 연합뉴스가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 1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평균환율은 918.40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작년 평균환율 955.60원보다 37.20원 낮은 수준이다.

작년 환율이 913.80~1천8.00원 범위에서 움직이며 평균환율과 아래, 위로 40~50원 정도 움직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환율은 870~970원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상반기와 하반기 평균 환율 전망치를 927.90원과 905.40원을 제시하며 작년의 전고후저(前高後低) 양상이 올해도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했다.

◇ 금리 변수 부각..위안화 주시 = 올해 주목해야 할 변수로는 단연 미국의 금리인하 여부를 꼽았다.

지난해 11월 미국 백악관의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3%에서 2.9%로 0.4%포인트 낮춘 이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2005년 12월부터 여섯 차례나 금리를 인상한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지난해 7월 제로금리 정책을 폐기한 일본은행(BOJ)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어 달러화 약세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달 들어 유로화가 통용 5년만에 유통 규모 면에서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추월한 점도 달러화 힘 빼기를 가속화할 요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하와 일본의 금리인상 등으로 올해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수 있으나 금융권 외화차입에 따른 자본수지 유입초 영향으로 달러화 공급 우위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말까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지속한 위안화가 추가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점도 원화의 동반 강세를 초래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2천25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이 대외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달러화 약세 현상이 올해도 주류를 이룰 것"이라며 "중국이 2005년 7월 위안화를 2.1% 평가절상한 것처럼 올해 중으로 단기간에 급격하게 절상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나마 800원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하락폭은 제한 전망..경상수지 빨간불 = 그러나 금융기관들은 올해 환율 하락세가 작년처럼 가파르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말 원.달러 환율은 2005년 말에 비해 81.80원이나 급락했으나 올해는 하락폭이 절반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98년 이후 9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 추세가 수출둔화 등 영향으로 적자로 반전되며 외환시장 수급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경상적자가 4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경상적자의 고착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800원선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의 금리인상으로 일본에서 엔화자금을 빌려 이자율이 높은 외국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딩이 줄어들 가능성도 원.엔 환율의 상승을 뒷받침할 수 있다.

기업은행 자금운용실 김성순 과장은 "엔캐리 거래 청산이나 중국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등으로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원.엔 환율은 상승세로 돌아서며 하반기에 830원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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