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후계 구도 박차
2007년 정해년 국내 그룹사 경영진에 대한 일대 혁신이 진행 중이다. 수많은 그룹사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 눈에 띄는 점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오너일가 2~3세 승진이 두드러진 점이다.
후계경영 구도의 가시화와 본격적인 가족 경영체제에 대한 강화가 시작된 것이다. 일각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보다는 재벌개혁에 무게가 쏠리는 시점에서 나온 일종의 경영강화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재계 한 관계자는 “재계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를 촉진하기 위해 각 그룹이 젊은 2~3세들로 후계 구도를 정착시키는 분위기”라고도 분석했다. 하지만 IMF이후 재계에 정착됐던 전문경영인 체제 붕괴에 대한 우려도 크게 대두되는 상태다.
◆탄탄한 후계 구도 구축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이명희 회장의 장남으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외손자인 그는 올해 그룹의 신사업 진출과 함께 백화점 중흥을 시도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의 묘한 경쟁심이 정 부회장을 자극 그룹 경영에 내포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정 부회장의 외삼촌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상무와는 사촌이자 동갑내기 친구로 경복고 및 서울대 동기동창 사이.
재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그룹사 후계자인 이 상무와 종종 비교 될 수 있는 위치에 놓인 정 부회장이 본격적의 방향타 역할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표출해 낼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전했다.
정 부회장과 달리 '파격'으로 분류되는 인사도 눈에 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28일자 인사 단행을 통해 정지이 현대 유엔아이 실장(상무급)을 전무로 승진 발령했다. 입사 3년차 29살의 나이에 전무 승진은 파격을 넘어선 그 이상의 의미로 재계에 해석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정 전무가 실장으로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이 결정됐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
정지이 현대그룹 전무 |
정 전무는 부친인 정몽헌 회장 타계 전까지는 외국계 광고회사를 다니던 일반 샐러리맨이었다. 하지만 부친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지난 2004년 1월 현대상선 재정부 경력 사원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모친인 현 회장은 당시 정전무를 회사의 흐름을 가장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재정부에 배치해 단 시간안에 경영수업을 진행시킨 것. 이후 '시숙의 난' 등 숱한 경영권 분쟁 속에서 정 전무는 모친인 현 회장의 곁을 지키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 정지선 부회장도 부친인 정몽근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명예 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사실상 그룹을 이끄는 수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초고속 승진 눈길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보 |
현대와 마찬가지로 한진그룹도 2,3세들의 전면경영배치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99년 대한항공 대리로 입사한 조양호 회장의 장녀 현아(32)는 지난해 1월 상무보 승진 한 이후 불과 1년 만에 상무로 전격 승진되는 파격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조 회장의 외아들인 원태(30)씨 역시 2004년 말 차장으로 입사한 이후 불과 3년 만에 상무보로 초고속 승진을 이루며 대권 승계에 대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장도 입사 1년만에 전략경영본부 이사로 초특급 승진됐다.
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인 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도 부회장 겸 대표이사로 승진 경영 전반을 관장하게 됐다. 최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
재계 총 본산으로 범LG가에 뿌리를 두고 있는 GS그룹과 LS그룹도 후계 구도 정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
김재범 기자
kim@today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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