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위험 VS 리스크 관리 철저'

금융권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놓고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달 증권사들의 소액지급결제서비스시행과 은행에서만 가능했던 공과금납부와 이체등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지원되면서 기존 은행권 고객들의 이동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대대적인 CMA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은행권은 증권사의 CMA가 여러 문제점이 있다며 고객이동을 막고 있다.

■은행권 “원금손실가능성, 대규모인출시 금융혼란”

증권사의 소액결제서비스에 대한 은행권의 문제제기는 CMA계좌의 불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월급통장은 신용카드대금납부, 각종 공과금납부등의 개인 신용도와 관련돼 있는 결제기능을 담당하게 되는데, 증권사CMA계좌는 원금이 보장되는 안정성에 불안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CMA에 입금된 자금은 보통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채권에 투자되는데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원금에 손실이 발생한다고 은행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금융시장의 혼란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CMA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RP(환매조건부채권)형의 경우 단기(1~2년)채권에 투자하는데 만약 대규모 인출사태가 발생할 경우, 증권사가 먼저 돈을 주고 후에 한꺼번에 다량의 채권을 처분하면서 금융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CMA안정성, 리스크관리 철저하다”

증권업계는 은행들이 CMA안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자금이탈로 경영이 악화될까 두려워하는 밥그릇 지키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증권사는 지급결제관련 리스크비용을 지불하는 등 돌발적 지급결제부족, RP자산 가격 급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 가능성 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증권사는 지급결제대행 은행에 순채무한도(일일 평균 예상 순인출 가능 금액)만큼의 현금, 국공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들이 일제히 CMA계좌에 넣어둔 돈을 일시에 인출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은행들이 극단적인 가정을 전제로 LCF(저원가성 은행예금)의 감소로 인한 예대마진이 줄어드는 것을 경계해 억지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노진호 연구위원은 하나금융포럼에서 “은행권의 문제점 주장보다 증권사들이 지급결제시장에 참여해 주식중개, 펀드판매 등의 분야에서 영업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이 적자영업을 할 수 있다”며 “교차판매이익을 얻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증권사들이 RP형 CMA의 경우 지급결제의 안정성을 위해 소액 고객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건전성악화방지, 집중모니터링”

지난 22일 금감원은 적정수준 이상의 고수익을 제시하는 CMA신용카드에 대해서도 상품운용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증권회사의 소액지급결제시스템 참여에 대비해 자금이동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6월 말 현재 CMA에 신용카드의 서비스를 부가했음에도 CMA관련 계좌수 및 잔액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CMA 신용카드 모집 이후 CMA증감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9일 기준으로 CMA 총잔액(약 38조5000억원)은 전월대비 1008억원(0.3%)증가했으며 총계좌수는 876만 5000개로 전월대비 12만5000개(1.4%) 증가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