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30평형대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반면 중대형은 외면받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 아파트 30평형대의 청약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2-3년 전부터 인기를 끌어온 40-50평형대는 경쟁률이 낮거나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얼마 전까지 양도세 강화 등을 이유로 '큰 평수 한 채'만 보유하겠다며 40-50평형대에 청약자가 몰렸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보유세 증가 ▲발코니 확장 허용 등에 따른 큰 평수, 고가 주택에 대한 매력 감소 등을 원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음달 말 판교 중대형 분양이 대기중이어서 일부 청약예금 보유자들이 통장 사용을 꺼린 측면도 있다.

지난 5-6일 청약을 받은 서울 충무로 자이 주상복합아파트는 31, 34평형의 경우 3순위에서 3.9-6대 1로 마감됐으나 40-60평형대는 1-1.9대 1 수준에 그쳤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큰 평수 선호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예상을 깨고 30평형대에 사람이 더 몰린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40평대 이상은 분양가가 7억원이 넘다보니 종합부동산세,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경쟁률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6일 청약을 받은 서울 종로구 숭인동 현대아파트의 경우 33평형은 43.5대 1, 25평형은 12-13대 1로 수도권 1순위에서 각각 마감됐다. 반면 이 아파트는 41평형(22가구)은 3순위에서 겨우 1대 1로 모집 가구수를 채웠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단지 규모가 작은 것도 중대형의 선호도를 떨어뜨린 요인"이라며 "8월말 판교 분양을 의식해 청약을 포기하고 미분양을 노리겠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달 26-28일 접수한 용인 공세리 대주 피오레 아파트는 수도권 1순위에서 38평형만 2.64대 1로 마감됐을 뿐 나머지 40-70평형대는 모두 미달됐다.
청주시 강서택지지구에서는 중소형을 분양한 한라건설이 2순위, 호반건설이 3순위에서 전 평형이 마감됐지만, 45-53평형을 분양한 대원은 3순위에서도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발코니 확장 허용도 30평형대의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최근 설계한 30평대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시 40평형대처럼 넓게 쓸 수 있어 2-3명의 자녀를 둔 가정이라도 무리해서 40평형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분양회사인 랜드비전 이창언 사장은 "그동안 큰 평수가 돈이 된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넓은 평형을 고집한 측면도 있었다"며 "경기침체로 신규 분양 시장에 형성돼 있던 '평형 거품'이 꺼지는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에는 일부 중대형 물량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디지탈 뉴스 : 유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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