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언장담 불구..연이은 실패로 서민생활 파탄

노무현 대통령이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8차례의 대형 부동산 정책과 40여차례의 세부 처방을 내놓았음에도 집값 급등이 계속되고 있음을 인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부동산이 불패면 대통령도 불패'라며 부동산 투기 차단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왔다는 점과 사뭇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대선후보 출마 때부터 '부동산정책'은 꼭 잡겠다고 온갖 호언장담을 했었다. 당시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이 행정수도 이전이나, 부동산 가격 안정대책 등은 많은 국민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갔고 그것이 곧바로 표로 연결 오늘날 노 대통령이 되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다른 대선후보들에 비해 부동산에 관한 정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한발 앞서 나가 있었다. 특히 부동산 투기문제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 꼭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서민들의 기대감이 역대 어느 대통령때 보다도 높았다.

그러나 결과는 아직 1년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으나 현재까지로는 참담 할 정도이다. 더 이상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어설픈 정책으로 집값만 더 올려 놓았다”고 원성이 자자하다. 혹자들은 벌서부터 참여정부의 최대실정으로 '노름공화국'과 '부동산 정책'을 꼽고 있다.

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적으로 “부동산을 바라보는 참여정부의 철학적 기초가 부족했다” 는 평가다. 이에대해 서승환 연대 경제학부 교수는 “참여정부가 부동산을 불로소득을 낳는 재화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투기적 가수요를 억제해 소득분배 악화와 그에 따른 사회갈등을 막으려는 데만 생각이 묶여 있어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또한 서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투기적 가수요가 발생했다. 정부가 정책에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은 부동산정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결정 라인의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정부의 11.15 부동산대책은 근본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물러났지만, 인적쇄신 말고도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 또 "정부의 부동산 정책시스템을 주거복지의 관점에서 개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건교부의 주거복지 기능을 보건복지부의 업무에 신설해 정책결정 라인에 보건복지부를 반드시 참여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여정부의 '레임덕'은 대한민국의 레임덕을 낳았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대통령 직속의 부동산 정책 특위를 설치하고 재경부, 건교부, 보건복지부, 행자부, 환경부, 기획예산처, 국세청, 금융감독위원회 등 관련부처와 민간전문가들을 골고루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수긍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민병도씨는 "시장의 신뢰를 얻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계기가 돼야 하지만 공급 확대에 치중하고 분양가를 인하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빠져 있어 집값 안정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하면서 분양가 인하를 위해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씨는 특히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정책이 공공부문은 공공성에 맞게 하고 민간부문은 시장 논리에 맞게 가야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고 주택이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정부의 개입과 규제가 불가피하다. 투기소득에 대한 철저한 중과세를 통해 환수하는 조치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시장의 신뢰가 높아진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연초 신년연설에서 "부동산 투기는 반드시 잡겠다. 앞으로 투기는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안정을 위한 정책을 무력화하기 위해 집요한 노력을 벌이는 집단에 대처하겠다"면서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투기세력으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업자, 언론 등을 부동산시장 안정의 음해세력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견지해왔던 일방적 수요 억제 중심의 정책이 실패했고,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사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국민들은 마음은 이미 돌아섰다 노 대통령의 정책실패로 이땅의 중산층들이 무너졌고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져가고 있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말고는 꿀릴 것 없다. 부동산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반드시 잡겠다"는 말하고 있지만 왠지 공허하게 들린다. 이제 남은 시간은 1년 남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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