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자유형 400m 예선 탈락에 이어 자유형 200m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한 박태환(20.단국대)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다. 관심과 기대에 성적이 부응하지 못하자 그 원인을 바로 평소행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현재 네티즌들은 그의 화보촬영과 CF촬영등 수영 외적부분에 집중한 것이 이번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보고있다. 일부언론들도 그의 수영외적부분에 집중함으로써 그가 평소에 했던 훈련량은 아무것도 아니였던 것으로 만들고 있다.

기본적인 인식에 수영선수는 수영만, 축구선수는 축구만 해야지 좋은 성적을 만들어낸다는 바탕이 있는 것이다. 무조건 자신이 하던 일만하는게 좋은 성적을 만든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다. 단지 그럴싸하게 설득할 수 있는 이유를 댈 수 있을뿐이다. 아무것도 안하고 수영만 해서 현재 성적을 얻었다면 그나마 뭇매를 피할 수 있는 정도밖에 안되는 것이다.

분명 수영선수가 자신의 본분에 집중하지 않고 너무 겉도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스무살 박태환이 의사를 결정하기에는 한국사회의 주변여건은 개인의사를 존중해주기 어렵다. 박태환은 올림픽 관심종목도 아닌 메달불모지나 다름없던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며 일약 스포츠스타가 됐다. 스포츠스타가 되며 단번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것을 기업이 가만있을리 없다. 스포츠라는 순수노력으로 성과를 이뤘다는 점, 편법이 아닌 정정당당한 룰을 통해 승리를 얻은 점등 여러면에서 이미지가 좋다. 그것을 기업이미지에 투영시키기 위해 CF모델로 채용하는데 박태환은 좋은 대상이었던 것이다.

또한 유망주라는 점은 차후에 또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점도 기업입장에선 매력적이다. 이에 기업들은 서로가 스폰서로 나섰고 그 결과 개인의지와 수영훈련등은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번에 전담팀과 대표팀 등 이원화된 훈련 시스템이 크게 작용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더욱이 스포츠라는 선후배가 엄격한 곳에서 실력만을 존중해야하는 지도자발견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선수가 직접 파벌을 언급했을만큼 제대로된 전담코치와 지도자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외적인 행보보다는 수영선수가 수영에 집중할 여건마련이 안좋았다고 보는 것이 설득력있다. 때문에 외적행보도 훈련에 큰 무리를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 CF는 보통 하루만에 찍으며 화보촬영도 평소 일상에서 찍었기 때문이다. 박태환 자신도 수영에 피해를 입히며 외적인 행보를 걷는다면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이번 수영성적에 가장 마음이 아파하고 있는 것은 분명 박태환 자신이다. 최근 심경고백을 통해 자신도 기대와 관심이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할 만큼 박태환은 메달을 딴이후로 자신의 삶이 자신의 것으로 온전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수영부진의 이유를 굳이 그 외적인 행보에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

분명 스타급 스포츠선수라면 그런 기대감의 압박을 이겨내며 승리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위대하다. 하지만 박태환은 유망주며 이제 막 날개짓을 하려는 20살 어린 신예다. 지난 올림픽 400M 금메달은 정말 기적적인 것이라고 봐야하는게 맞다.

적당한 관심과 기대는 선수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 확실하다. 응원해주는 이가 있을때 성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동기부여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아끼는 애완견도 너무 쓰다듬고 안고하면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아 괴로워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젠 대중들이 성숙한 모습으로 그가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봐 줬으면 하고 바라는 건 드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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