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은 한 세기 전 평양을 시작으로 영적 각성과 회개의 눈물로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던 성령의 놀라운 역사를 사모하며 다시 한 번 교회의 영적 갱신과 부흥의 재연을 기대하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한국교회에 허락하신 열정과 비전, 그리고 새로운 시간의 시작 앞에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연약한 우리는 모든 이의 호흡과 온 우주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는 많은 사회적 이슈들에 휩쓸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가 너무도 무기력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연초부터 개악된 사립학교법으로 말미암는 혼란은 결국 일 년 내내 온 나라를 고통으로 몰아넣었고,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배아복제연구는 유사 이래 최대의 사기극으로 드러나 전 국민을 충격과 허탈에 빠뜨렸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을 도박중독자로 만들어 결국 가산을 탕진하고 수많은 가정을 무너뜨린 '바다이야기'와 같은 도박 광풍은 그 책임소재마저 흐지부지 되어버렸고, 아직도 공익사업을 위한 재원마련을 구실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경륜, 경마, 경정, 로또와 같은 국가시행 사행산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민족생존에 치명타를 가한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온 국민이 경악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우방국들과의 불협화음마저 겹쳐 우려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후회와 안타까움으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미래를 향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주저하거나 지체할 수는 없습니다. 역사의 물줄기는 언제나 시대적인 도전과 한계 앞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어떻게 응전했는지에 따라 그 방향이 바뀌어 왔습니다.

교회는 항상 극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수없는 도전 앞에 성령의 능력과 진리에 기초한 담대함과 용기로 시대를 변화시켜왔습니다. 비록 2007년에도 수없는 도전과 이에 따른 암울한 상황이 예견되지만, 한국교회가 믿음을 퇴색시키는 세상적 가치관을 반성하고 스스로를 갱신한다면 민족과 세상의 희망과 빛의 사명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7년 한국교회는 새로운 각오로 불의와 다툼이 난무하는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편만하여 화합의 꽃이 피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마땅하고 당연한 의무를 다시 일깨우는 새해의 시작에 서서, 하나님 앞에 엎드린 성도들의 기도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이웃과 사회와 열방 가운데 넘쳐흐르기를 기원합니다. 2007년 신년 아침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박종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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