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사건으로 기록될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화성시 일대를 중심으로 부녀자들이 잇따라 실종돼 경찰이 전면 수색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경찰은 실종자들의 생사 여부 파악에 주력 화성시 일대 야산을 중심으로 수색 및 탐문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초 사건 발생 기준 한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단서도 확보되지 못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성급한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 경찰의 초동수사 대응 미흡, 수사 장기화 우려

현재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실종자는 총 4명. 이들 모두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3일까지 10일 간격으로 화성시 인근에서 실종됐다. 경찰이 밝힌 실종 사건일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난해 12월14일 오전 4시 배모씨(46, 노래방 도우미)가 군포시 금정역 인근에서 종적을 감췄다. 당시 배씨의 휴대전화는 화성시 비봉면 일대에서 전원이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24일에는 수원 권선구에서 박모씨(37, 노래방 도우미)가 전날 새벽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아 같은 달 28일 실종 신고됐다. 박씨 역시 휴대전화 추적 결과 화성시 비봉 나들목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3일 오후5시30분경 화성시 신남동 한 회사 경리로 근무하던 박모씨(52)도 화성시 비봉면에서 실종됐다. 여기에 지난 7일 오후 5시30분에는 화성에 살고 있던 이모(20?대학생)씨가 “성당에 다녀오겠다”며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4건의 실종 사건 모두 지난 86년부터 91년까지 총10차례에 걸쳐 발생한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지난 2004년 10월 발생한 '화성 여대생 실종 피살 사건' 발생 지점 반경 10km안에서 일어났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결코 무관해 보이지는 않는 이유다.

영구 미제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 화성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에 대한 몽타주가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 지고 있다.
◆악몽의 재현

현재 경찰은 이번 사건이 화성연쇄살인사건과는 무관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일부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은 “언론이 자꾸 분위기를 몰아간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더욱이 경찰은 언론의 확대 해석을 경계, 수사본부와 전담반을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위치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화성지역이 아닌 거주지내 관할서인 군포와 수원에 구성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사건의 개요나 일부 정황상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재탕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강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더욱이 시간이 지날 수 록 미궁속으로만 빠져 들어가는 사건의 실체에 경찰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일부 경찰은 “'희대의 연쇄살인지역인 화성에서 실종사건이 벌어졌다'는 강박적 상황이 사건의 해결을 더디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실종된 부녀자들의 공통된 단서를 확보, 이를 토대로 탐문 및 수색 작업에 재차 돌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실종된 부녀자들 모두 특별한 애정 문제나 채무관계 등은 없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종된 부녀자들 모두 수요일 밤부터 목요일 새벽에 사라졌다”며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 관계자는 “잇따라 발생한 사건 사이에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 경찰의 초동 수사에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 범죄 관련 전문가는 “실종사건은 발생 하루가 관건이다.

최대한 증거물과 용의자를 빨리 압축해야 피해자의 신변 안전을 보장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화성 사건과의 연관성에만 골몰하는 언론도 잘못이지만 수사보다는 언론의 확대해석에 지래 겁부터 먹는 경찰의 대처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화성연쇄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인해 사건에 대한 관심이 새삼 증폭되기도 했었다.
실제 경찰은 실종자 모두가 화성시 비봉면에서 마지막으로 휴대폰 전원이 끊긴 것으로 파악했지만, 연쇄살인사건 현장과 10㎞ 가까이 떨어져 있는 등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여기에 사건 발생 수일이 지난 후에야 뒤늦게 수사본부를 차리고 공식적인 체계를 잡아 나갔다.

현장에서 사건을 수사 중인 한 경찰은 “본격적인 공개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자칫 장기화 도리 우려가 높다”며 “시민들의 제보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화성시 7개 읍·면 전체 202명의 이장들은 각 마을에서 긴급 반상회를 개최 경찰의 사건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 협조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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