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새 경제팀이 18일부터 가동된다.
16일 재경부에 따르면 권 부총리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 등이 마무리됨에 따라 18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같은 날 오후 취임할 예정이다.
권 부총리 후보자가 취임하면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을 포함한 정부의 새 경제팀이 진용을 갖추게 된다.
새 경제팀은 경기 활성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부동산시장 안정 등 참여정부의 경제 현안을 산뜻하게 마무리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산업활동 선행지수는 4개월 연속, 소비자 기대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일자리 창출도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이 30만7천명에 그치는 등 체감경기는 부진한 상태다. 또 두바이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을 정도로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는 등 대외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새 경제팀이 하강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경기를 어떻게 활성화하고,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여당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권 부총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등에서 밝힌 것처럼 기존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정책 방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 부총리 후보자는 지난 12일 인사청문회에서 "경제현실에서 성장 우선이냐 분배 우선이냐는 주장은 어느 쪽도 설득력이 없으며, 동반성장 전략의 채택이 불가피하다"면서 기존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권 부총리 후보자의 이런 생각은 재정확대를 통해 거시정책을 확장기조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여당측과 미묘한 시각차가 있는 것이어서 당.정간의 정책조율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도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과 권 부총리 후보자는 경기진단과 처방을 놓고 시각차를 표출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체감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만큼 적극적 경기부양을 통해 잠재성장률보다 1~2%포인트 높은 6%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고 한 반면, 권 후보자는 "잠재성장률을 벗어나는 성장을 하면 반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잠재성장률을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인위적 부양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경기진단과 처방에 관한 이 같은 시각차는 대선이 다가올수록 여당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권오규 경제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또 근로자.서민 등의 세금부담 경감을 위한 대책에 대한 여당측의 주문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세수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에따라 새 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이 얼마나 외풍을 차단하고 정책추진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가 참여정부 경제정책 마무리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 대책, 세제개편, 각종 연금개혁 등도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현안이지만 새 경제팀이 참여정부 임기 내에 실질적인 추진방향을 제시해야 할 중장기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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