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자는 학부모든 학생이든 강력 처벌해야

<사진=정우택 논설위원>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교사에게 “누나 사귀자”고 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아 교육계를 벌컥 뒤집어 놓았다. 이것도 모자라 의정부의 한 여자중학교에서는 학생이 교사를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둘 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고등학생이 교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누가 사귀자”고 한 동영상은 놀라움 그 자체다. 교육청과 학교가 나서 동영상을 지워달라고 해서 많이 지웠지만 아직도 이 영상은 그대로 남아있다. 학생이 교사에게 “누나 사귀자”고 할 정도로 교육현장은 어지러워졌다.

이 사건을 학생이 교사에게 정말로 사랑을 느껴서 이런 짓을 했는지, 아니면 장난으로 한 것인지는 모른다. 학생이 이런 행동을 할 때 누군가가 동영상으로 이를 촬영했을 것이다. 따라서 우연히 이런 짓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의정부의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교사 폭행사건도 어이가 없다. 교사가 수업을 방해하는 여학생을 꾸짖자 이 학생이 교사에게 욕을 했다. 이것도 모자라 교사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발로 허벅지를 찼다고 한다. 중학교 여학생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일이 터지자 교육청과 학교는 진상파악과 문제해결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교육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권이 땅에 떨어질 때로 떨어진 것이다. 차라리 교권이라는 말이 없는 게 더 나을 정도다.

한국교총과 전교조 등 교원단체는 교권침해의 한계를 넘은 인권침해 상황으로 간주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교총은 “교권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교권보호법 등의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도 “교실 내에서 교사와 학생의 역할이 실종됐다.”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들 두 사건은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권침해의 한 부분일 뿐이다. 다들 기억하고 있겠지만 교사가 부모에게 무릎을 꿇고, 구의회 의원이 교장을 폭행하고, 학부형이 교사의 뺨을 때리는 일도 있었다. 부모가 수업 중에 교사에게 욕을 하는 일도 다반사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대드는 것은 문제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다.

교권침해는 얼마나 될까? 한국교총에 따르면 2001년 100건에서 달하던 교권침해가 2006년 180건, 2007년 200건으로 계속 늘었다. 올해는 9월까지 벌써 200여건의 교권침해 사례가 있었다. 자체적으로 해결된 것, 아예 문제를 삼지 않은 것 까지 합치면 엄청날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 땅에서 교권침해는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 된다. 교원을 침해하는 사람은 학부모든 학생이든 엄격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이는 교사의 편을 드는 게 아니다. 우리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다. 교권침해는 해당 학부모와 학생, 교사와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 전체에 관한 문제다.

정우택 논설위원 je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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